교회와 신학, 시대의 어둠 밝히고 미래 길잡이가 되도록

교회와 신학, 시대의 어둠 밝히고 미래 길잡이가 되도록

[ 신학 ] 사회생태윤리로풀어보는교회와사회이야기{완)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3년 09월 28일(목) 08:58
사회생태윤리로 풀어가는 교회와 사회 이야기(12)



생물학에서 "공생(symbiosis)"이라는 개념은 종류가 다른 생물이 밀접한 물리적 연관성을 가지고 같은 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상호 작용을 나타내며, 이것은 일반적으로 두 유기체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뜻한다. 이 단어는 "함께 사는 것(living together)"을 의미하는 두 개의 그리스어 단어에서 유래했다. 인간사회에서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창조세계의 중요한 원리인 공생의 교훈을 따라 조금씩 각자의 삶에서 이타적인 영역을 넓혀간다면 가능한 일이 아닐까?

예수께서 우리를 공생의 코이노니아를 통해 하나로 묶어 주셨지만, 우리가 그 관계에서 맡은 역할을 다하지 않으면 몸은 건강하지도 성장하지도 않는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교회에서 전체 몸을 건강하게 만들 책임이 있다. 개인이 속한 교회는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나은 교회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상호주의 접근 방식으로 지역 사회에 기여하지 않는다면 교회에 유익하지 않을 것이다.

창조 신앙에 근거하여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베풀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서로를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서로를 세우고 서로를 돕는 데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삶과 교회의 사명은 각자도생을 넘어 모두와의 공생을 지향한다.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몸의 일부인 우리는 누구도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어느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그러니 우리의 자존심과 교만을 버리고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공생하는 관계를 건강하게 형성해가야 한다. "온몸이 그리스도께 붙어 있으니 각 지체가 서로 도와주어 각자 맡은 일을 잘 해"낼 때, "온몸이 건강하게 성장하여 사랑 안에서 더욱 튼튼하게 서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에베소서 4:16, 쉬운성경).

그동안 사회생태윤리를 통해 교회와 사회에서 동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몇 가지 이야기들을 살펴보았다. 처음 의도했던 내용들을 짧은 지면에 모두 담지 못한 것은 필자의 부족함 때문이라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그동안 교회와 학교 현장에서 강의와 저술로 함께 나누고자 했던 생각들을 조금이나마 펼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한국기독공보에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가르치는 일에는 막중한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야고보서 3장 1절에서는 "선생 된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줄 알고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이미 선생이 된 사람은 어떠한 인생을 살아야 이처럼 엄중한 심판을 면할 수 있을까? 그것은 비록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누군가의 인정을 받지 못해도 자신의 길을 계속 가는 것이다. 어떤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는 희미한 안개 속에 있어도 어딘가에 선명하게 존재하고 있을 진리의 빛을 믿으며 모든 실패와 좌절의 기억을 딛고 올라서서 하나님 창조의 손길이 닿은 만물을 향한 경탄과 사랑을 지속하는 것이다.

평생을 그렇게 살았던 전남 화순 출신의 그리스도교 영성가 이현필은 집회에서 누가복음 14:25~35의 말씀으로 예수의 참된 제자가 되는 길을 가르치며 "정절을 지켜야 그리스도의 은혜를 갚는 일이 된다." "음란과 돈을 이기는 일이 곧 세상을 이기는 일이다." "물질 없어도 살 수 있다고 믿어지면 그것이 천국"이라고 전했다. 그는 맨발의 영성(barefoot spirituality)으로 오늘날 편리와 풍요에 도취되어 안일하게 살아가는 우리를 반성하게 하는 청빈의 십자가 길을 걸어갔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하나님의 의도는 창조세계의 안위와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사회생태윤리적 자각을 하면서 교회와 신학이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 되고 미래를 위한 길잡이가 되기 위해서 어떠한 길로 나아가야 할지 지혜를 주시길 소망하며 마무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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