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시, 신비적인 성격을 역설적으로 강조

묵시, 신비적인 성격을 역설적으로 강조

[ 신학 ] 한국신약학회, 신진학자발표회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3년 08월 16일(수) 07:25
묵시는 세상의 끝에 이뤄질 구원과 회복에 관한 것으로 한정할 수 없고 그것은 감춰져 있는 신비주의적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신약학회가 지난 7월 14일 연세대에서 개최한 신진학자 논문 발표회에서 '묵시적 바울: 역사적 연구의 개요와 제안'을 주제로 발표한 김두석 박사(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는 묵시사상은 다양한 문헌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며 바울의 시대뿐 아니라 오랜 시간 고대 근동지역에서 발전해왔고 또한 이것은 담화의 형태로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담화 형태가 바울의 동시대를 살아가는 자들에게 동일한 묵시적 이미지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김 박사는 묵시적 바울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과 그 연구의 난제를 두 가지로 설명했는데 하나는 묵시적 바울의 정의이고 다른 하나는 연구방법론이라고 했다. 묵사적 바울의 정의에 관한 연구사를 소개한 그는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의 이분법적 연구 방법을 통해 바울의 묵시를 해석하는 기존의 방법에 문제를 제기하고 묵시를 문화적 담화의 한 형태로 제안했다.

그는 묵시사상은 하나의 특정 종교적 배경을 가진 문헌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 문화적 배경을 가진 문헌에서도 발견된다고 언급했다. 한걸음 나아가 바울의 묵사 담화와 고대 근동지역에서부터 발전해온 문화담화 사이의 상호텍스트적 연구를 통해서 유사점과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고 특별히 그 차이점을 통해 바울 묵시사상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음을 역설했다.

그가 발표를 통해 제안한 연구 전제와 연구 방법을 살펴보면, 언어적으로 바울이 살았던 시기에 헬라어는 로마 전 지역의 링구아 프랑카였으며 각 지역에서 헬라어와 토착어가 공용으로 사용됐다고 전제했다. 이것을 바탕으로 바울의 묵시에서 중요하게 발견되는 세가지 요인 △승천 전승 △부활과 죽음 이후의 삶 △악의 기원과 인간의 죄가 유대교의 묵시문화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그레코-로만 세계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가 묵시적 담회를 연구하기 위해 새롭게 제안하는 언어학적 방법은 묵시적 담화의 '주제 형성'이었다. 문화와 사회 안에 공유되고 있는 묵시라는 담화의 주제 형성을 먼저 파악한 후 바울의 서신에 나타난 묵시 담화의 언어적 독특성을 발견해 바울의 묵시에 관한 의미를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그는 묵시를 세상의 끝에 이뤄질 구원과 회복에 관한 것으로 한정할 수 없고 그것은 감춰져 있는 신비주의적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묵시사상은 다양한 문헌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며 바울의 시대뿐 아니라 오랜 시간 고대 근동지역에서 발전해왔고 또한 이것은 담화의 형태로 형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바울의 동시대를 살아가는 자들에게 동일한 묵시적 이미지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한편 '마태복음의 겟세마네 기도와 자기 비움의 그리스도론'을 주제로 발표한 이현주 박사(에모리대학교)는 겟세마네 기도에서 보여 준 그리스도는 인간의 육체적 한계에 직면해서도 철저한 자기 비움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실현한 하나님의 아들이자 완전한 인간으로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우선, 이현주 박사는 마태복음의 변경을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의 주요 거점인 시리아-안디옥 지역'이라 전제하고 그리스-로마 전통 대신에 유대 전통에 주목했다. 그는 겟세마네의 예수를 생존본능에 취약한 불완전한 인간이 아니라, 철저한 자기 비움으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하나님의 아들임을 드러낸 완전한 인간이라고 제안했다.

그리고 그는 마태의 겟세마네 기도와 변화산 사건을 비교했다. 변화산 사건은 예수가 초현실적 사건, 빛나는 예수의 얼굴, 하나님의 음성, 경건하게 반응하는 제자들 등을 통해 하나님의 아들로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겟세마네 기도에서 예수는 초현실성이나 하나님의 개입 없이 철저하게 고립되고 죽음이 임박한 상황에서 얼굴을 땅에 대고 세 번 기도함으로써 육체의 한계를 극복하는 완전한 하나님의 아들로 드러난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겟세마네 기도를 회개기도의 일종으로 제안했다. 회개기도에 수반되는 통회 자복하는 과도한 행동 유형들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아울러 겟세마네 기도를 '종말 심판을 앞둔 이스라엘을 위한 탄원 기도'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겟세마네 기도를 '유대 선지자들의 회개 탄원기도' 양식의 일종이라고 제안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종말 심판 지연과 대속을 포함하고 있다고 했다. 이 기도문에 담긴 그리스도는 인간의 육체적 한계에 직면해서도 철저한 자기 비움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실현한 하나님의 아들이자 완전한 인간으로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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