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메타인지를 높이자

복음의 메타인지를 높이자

[ 논설위원칼럼 ]

황해국 총장
2023년 02월 27일(월) 08:51
최근 메타인지(Meta Cognition)라는 말을 많이 한다. 메타인지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다. 세상에는 두 가지 지식이 있는데 첫째는 알고 있다는 느낌은 있는데 그것을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이 있고, 또 하나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뿐 아니라 이를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이 있다. 여기에서 아는 것 같지만 이를 설명하지 못하거나 그것을 삶으로 보여주지 못하면 그것은 아는 것이라 할 수 없다. 데이비드 디살보(David Disalvo)는 "어떤 것을 안다고 했을 때 그것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거나 삶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참지식이 아니며 그것은 쓸 수 있는 지식이 아니다"라고 했다. 아는 것 같지만 그것을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메타인지가 낮은 것이고, 그것을 삶으로 보여주거나 설명할 수 있을 때, 메타인지가 높은 것이다.

미 행동과학연구소(National Training Laboratories)의 학습 피라미드(Learning Pyramid)에서 보면 강의를 듣기만 한 학생은 24시간이 지난 후 내용의 5%를 기억했다. 그러나 집단 토의나 실제로 해보기, 말로 설명하기를 반복했던 학생들은 24시간이 지났어도 50~90%에 이르는 기억률을 보였다. 또한, 말로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며 공부한 학생들은 최대치 기억률인 90%를 기록했다. 그만큼 알고만 있는 것과 그것을 설명하고 실천하는 것은 큰 차이가 난다.

이는 우리가 복음에 대하여 아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복음으로 구원을 경험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산다. 그러나 복음의 본질을 정확히 아는 것과 안다는 느낌만 갖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예를 들어 직분을 받고도 그 직책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못하거나 신앙생활을 통해 그것을 설명해 내지 못하면 그것은 그 직분을 모르는 것이다. 복음으로 산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복음으로 구원을 받았으면 그 복음이 가진 스펙트럼, 즉 복음이 가지는 자기희생과 비우심, 사랑과 용서, 겸손과 섬김, 영혼에 대한 소중함, 그리고 구원의 은총에 대한 감사와 헌신 등을 구현해 낼 때, 비로소 복음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 베에만 교수는 메타인지와 IQ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서 IQ는 선천적인 요인이며 학습성과에 25% 정도의 영향을 미치지만 메타인지는 후천적 노력이며, 성장하고 발전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40%에 이른다고 했다. 그는 메타인지는 완전학습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학습한 내용을 내재화하고 그 내용을 완벽하게 알 때까지 재학습해야 완전학습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유대인들은 율법에 대한 메타인지를 높이기 위해 항상 토라를 암송했고 이를 삶을 통해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결국, 복음의 메타인지를 강화하는 방법은 히브리인들의 하브루타(havruta) 교육처럼, 반복해서 암송하고 이를 삶의 현장으로 끌어내어 실천할 때 이루어진다.

오늘 한국교회는 종교개혁에 준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한다. 종교개혁은 성경의 통전적 이해(복음의 전체성과 정확성)와 교회의 공공성 회복(교회의 섬김과 사회적인 책임)이 전제된 개혁이었다. 복음의 반복 훈련과 실천만이 코로나 이후, 약화 되었던 한국교회를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다시 일어나게 할 것이다.

옛말에 구사비진(求似非眞)이라고 했다. 이는 비슷한 것은 진짜가 아니라는 말이다. 복음의 사람으로 사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복음의 본질을 제대로 실천하고 참 예배자로 살아야 참 성도로 세워질 수 있다.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의 메타인지를 높이고 복음의 사람으로 살아갈 때, 한국교회도 코로나를 극복하고 새로운 교회로 다시 일어서게 될 것이다. "그 작은 자가 천 명을 이루겠고, 그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룰 것이라 때가 되면 나 여호와가 속히 이루리라"(사61:22) 주께서 속히 이루실 그날을 간절히 고대한다.

황해국 총장 / 서울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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