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위기, 본질에서 답을 찾아야

언론의 위기, 본질에서 답을 찾아야

[ 논설위원칼럼 ]

조수진 교수
2023년 01월 09일(월) 08:15
오래 시간 언론고시를 준비한 제자가 지난해 KBS기자 공채에 합격했다. 입사 1년이 지난 지금, 제자가 고민을 털어 놓는다. '현장에서 느끼는 언론의 신뢰도는 회복되지 않고 계속 내리막길로 가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더이상 지상파방송 뉴스를 보지 않는다' 등이다. 어떻게 하면 또래 젊은 청년들이 뉴스를 보게 할 수 있을지 물었다. 많은 시간 함께 토론했지만 우리의 답답함과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어 줄 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언론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신문의 위기는 이미 오래 전 예고되었고, 방송마저도 위기를 맞고 있다. 전문지들은 소멸돼 자취를 찾기 어렵고 최소 규모의 온라인 매체로 명맥을 잇고 있다. 교단을 배경으로 하는 충성도 높은 독자를 보유한 주간 교단지도 예외는 아니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주요 교단지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연구하고자 최근 관계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실시했다. 예상대로 일반 언론의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전략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곳들이 많았다. 소위 레거시 미디어라고 하는 기성언론도 디지털 퍼스트에서 결코 빠르지 못했고 이제는 '디지털 퍼스트'가 아닌 '디지털 온리 시대'를 이야기하는데 말이다. 이번 연구에서 그래도 교단지 중 한국기독공보가 변화에 가장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칼럼을 준비하며 올해로 창간 77주년을 맞은 한국기독공보의 지난 기사들을 살펴봤다. 2020년 완성된 '디지털 아카이브',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원하는 기사 정보를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었다. 미래 변화에 대한 한국기독공보의 대응 논의는 창간 71주년인 2017년부터 구체적이고 본격적으로 제시된다. 종이신문 위기에 대처한 디지털 퍼스트 전략(2017), 언론환경 변화에 따른 한국기독공보의 과제(2018), 디지털 시대 새로운 미디어로 거듭나야… 아카이브 구축(2019), 디지털로 여는 혁신(2020), 아카이브 구축 후 이를 활용한 기획 기사(2021, 2022)등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다. 내용면에서도 연중기획으로 세대갈등을 다루기도 하고, 사회적 이슈, 사회적 약자를 다루는 기획기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타 교단지에 비해 유튜브 채널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변화를, 미디어 이용에 대한 세대변화를 따라잡기는 힘겨워 보인다. 한국기독공보가 창간 77주년을 맞으며, 기획기사로만 다뤘던 기독언론의 역할에 대해 새로운 고민을 해야 할 때다.

사회 전반적으로 언론의 위기다. 그 위기가 환경변화에 의한 것이든, 정치적 문제와 연관되는 것이든. 필자는 KBS와 YTN 프로그램에서 최근 몇 년 동안 미디어비평을 해오고 있다. 언론의 다양한 구조적 문제를 비평하며 결국엔 저널리즘의 본질을 강조한다. 정확한 답을 찾진 못했지만 제자의 물음에 대해서도, 기독언론의 고민에 대해서도 역시 본질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위기가 다가올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한국기독공보의 창간사를 들여다본다. '조선교회의 공기(公器)로서의 역할', 1946년의 이 외침은 지금도 유효하다.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은 무엇일까? 교회와 함께 세상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고, 사람들을 만나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삶과 운명을 살펴 교회의 사명을 일깨우는 것 아닐까. 77년 전 창간사에서 강조한 기독언론의 본질이라는 물음에 답하는 2023년 한국기독공보를 기대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 한국교회의 주요 언론으로 자리를 지켜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도 전한다.



조수진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양학(미디어)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