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100년을 꿈꾸며

미래의 100년을 꿈꾸며

[ 논설위원칼럼 ]

채은하 총장
2022년 11월 28일(월) 15:10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 한일장신대학교는 지난 100년의 역사를 기억하며 미래 100년을 꿈꾸는 기회를 갖고 있다. 한일장신대가 시작된 1922년, 조선은 일제의 강탈과 지배로 실로 비참하고 암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바로 그러한 어두운 때 한 줄기 빛과 같은 복음을 들고 선교사들이 이 땅에 들어왔고, 그들이 한 일은 단지 영혼구원과 교회 개척에 그치지 않고 교육과 의료, 사회 인식에 있어서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복음과 함께 소개된 새로운 가치와 세계관에 열광한 이 땅의 기독교인들은 비록 연이은 국가적 고초와 함께 불어 닥친 종교 탄압으로 고난의 시간을 보냈지만 이어진 대한민국의 근대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감당하였다.

기독교의 공헌과 의의를 언급하지 않고서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설명되기 어려운 것이다. 역사는 사실이 아니라 해석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국 근대사에서 기독교 선교사들의 활동과 그들이 한국 사회에 끼친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공헌은 결코 축소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선교사들의 수고와 헌신에 빚진 자요, 복음의 빚진 자인 것이다.

한일장신대의 지난 100년 역사를 돌아볼 때 대략 처음 60년은 모두 미국 남장로교회가 파송한 엘리자베스 쉐핑(서서평 선교사)과 마티 잉골드 테이트, 그리고 코라 웨이랜드(고인애 선교사) 등 모두 14명의 여선교사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고 특히 역경과 고난의 시대를 관통해 학교가 뿌리를 내리고 성장해 왔다.

놀랍게도, 14분의 여선교사님들 가운데 1958~1961년 학교를 섬기신 사라 베리(S. Barry) 선교사는 현재 생존해 계시고 이번에 개교100주년 축하의 말씀을 이메일로 보내오신 바 있다. 개교 100주년의 의의를 살려 내고자 지난 9월과 10월에 걸쳐 여러 행사들을 진행해 오면서 무척 아쉽게 여겨지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서서평 선교사를 제외하고는 그 외 여선교사들의 삶과 사역, 그리고 그들의 수고와 공헌에 알려지거나 연구된 것이 거의 없다는 현실이다.

그동안 한국에 파송된 선교사들은 남녀 비율에서 여성이 거의 2배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교회가 기억하는 대다수 선교사들은 거의 남성들이고, 여선교사들은 겨우 이름만 알려질 뿐 그분들의 아름다운 수고와 헌신에 대한 기록은 거의 묻힌 경우가 다수이다. 주님의 제자로서 한결같았던 그분들의 희생과 섬김으로 오늘의 교회와 신학교(대부분 선교사들이 설립)가 서 있게 되었다면 이들의 발자취와 역사를 살아있게 만드는 일은 우리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선교의 빚을 갚고자 한국교회는 수많은 선교사들을 해외에 파송하고 있다. 선교는 분명 한국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요 역할이다. 동시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적용한다면, 한국사회를 일깨우고 오늘의 교회와 기독교교육의 초석을 놓은 선교사들, 특히 여선교사들에 대한 행적 찾기와 연구 또한 미래의 한국교회를 위해 반드시 지속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는 일일 것이다.

한국교회사는 신학교육에 있어 중요 과목이고,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할 하나님의 살아있는 역사이다. 한국 교회의 기초를 놓은 선교 초기의 여선교사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삶과 신학을 재조명할수록 한국교회의 미래는 더 밝고 탄탄해 질 것이다.



채은하 총장 / 한일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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