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여름성경학교

특별한 여름성경학교

[ 땅끝편지 ] 우크라이나 박종인 선교사<9>

박종인 선교사
2022년 09월 27일(화) 08:33
3박4일 여름성경학교 동안 아이들은 김밥 만들기 등 이전에 하지 못한 특별한 시간들을 경험했다.
한 번은 자동차로 폴란드에 다녀올 일이 있어 이동하는 중에 리브네라는 도시에 있는 어느 교회를 인터넷으로 찾아 '예배드리러 가도 되겠느냐'고 통화했더니 기꺼이 오라고 해서 했다. 갔더니 앞자리를 비워두기까지 하며 반겨주었다. 메시지도 전하게 하고 예배 후 식사하며 서로 인사하고 다음 만남도 약속했다. 그 교회 목사님은 수도에 있는 신학교에서 강의도 하는 발이 넓은 분이었다. 그에게 협력할 교회와 사역자를 부탁했더니 몇 몇 사역자들을 소개해 주었다. 전화하여 일일이 만났고 지속적인 관계를 갖고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수도에서 40, 65, 80, 100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에 있는 교회들로 수도의 서, 남, 북쪽으로 위치한 다섯 교회였다.

만난 그 해 성탄절에 몇 몇 한국교회로부터 후원을 받은 한국적인 것들과 식품, 스넥 등을 선물로 보냈더니 무척 좋아했다. 그 사역자들이 가끔씩 수도에 나오면 연락을 주어 식사와 차도 나누면서 교제가 깊어졌다. 농한기에는 교회 마다 방문하여 성경세미나를 가지면서 더욱 친밀해졌다. 어떤 교회는 출애굽기, 에베소서, 여호수아 등에 대해 여러 번 강의하기도 했다. 그리고 여름 성경학교를 제안했더니 처음엔 그게 무엇인지 몰라했다. 설명했더니 허락하긴 했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3박 4일 동안 아이들은 이전까지 경험해 보지 않은 특별한 시간을 가졌던 것 같았다. 어떤 교회에서는 야외에 큰 텐트를 치고 캠프를 하며 마을 곳곳을 코스로 하여 조별로 돌기도 하고 김밥도 직접 만드는 프로그램을 했는데 조금 먹고 나머지는 포장하여 집에 가져가는 아이들도 있었다. 다음 해에도 꼭 오라고 초청하여 그러기로 약속했다. 첫 해에는 우리 가족만이 스태프였다. 총무는 아내인 변 선교사가, 피아노는 첫째가, 진행은 둘째가, 셋째와 막내는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역할을 하였다. 그러다가 두 번째는 그 교회 교사들을 한 달 전부터 미리 불러 교사교육을 하여 교사로 세웠더니 훨씬 아름답고 유익하고 그들 자신들도 좋아했다. 아이들만 오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도, 할아버지 할머니도 함께 와 복음도 듣고 때론 돕기도 했다.

지방에서 사역하는 한인 선교사의 초청으로 그곳 신학교에서 성경을 가르치게 되었다. 수도에서 늦은 오후에 기차를 타면 익일 아침에 도착하고 거기서 차를 타고 70여 킬로미터를 가면 시골에 아름다운 교회가 있는데 사방에서 10여 명의 학생들이 모인다. 그 중에는 안수 받지 않은 교회 사역자들도 있었다. 신학 정규 과정을 3년에 걸쳐 마치게 되면 한국 모 교단과 연결되어 있어 목사 안수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 중 한 명은 그 선교사 교회에서 목회를 잘하고 있다. 참 보람된 일 중 하나였다.

한 번은 우크라이나 한국 대사관에서 일하는 친분이 있는 한인 한 분이 이런 제안을 했다. "목사님, 어려운 형편에 있는 사람이 있는데 전도 한 번 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선뜻 하겠다고 답했다. 그를 만나기 위해선 여권과 몇 몇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했다. 왜냐하면 감옥에 있는 분이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죄인인지 세 개의 문을 통과하고도 한참을 기다리고서야 유리창 사이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현지인이 아니고 한국인이었다. 키가 작고 북한 말을 사용하는 분이었다. 처음에는 적지않게 긴장이 되었지만 이내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면서 웃기도 하고 쉼 없이 서로 말을 주고 받았다. 내 신분을 밝히고 성경을 알며 보았느냐고 묻고 준비한 성경을 주면서 요한복음부터 읽어보라고 권했다. 복음을 전하다 보니 어느 새 한 시간이 흘렀다. 다음에 올 때 필요한 게 있느냐 했더니 안경과 몇 가지를 말해 주었다. 그리고 두 번 더 만났다. 그리고는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 더 이상은 만날 수 없었다. 성령께서 역사하셔서 그도 구원의 반열에 들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박종인 목사 / 총회 파송 우크라이나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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