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 속의 실질적인 개혁

우리 생활 속의 실질적인 개혁

[ 논설위원칼럼 ]

김영철 목사
2022년 02월 21일(월) 10:42
#1. 최근 목회자들의 세미나 모임이 모 교회에서 조찬을 겸하여 열렸다. 그렇지만 조찬은 교회 식당이 아닌 인근의 콩나물국밥집에서 하게 되었는데, 일류 식사는 아니었으나 국밥을 먹으니 속이 풀어지는 것 같고 속이 따뜻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내 마음도 따뜻해져 왔고 종일 그 콩나물국밥으로 인해 떳떳한 하루였다.

#2. 오래전 우리 교회 성도 가정이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독서실을 운영하게 되어 개업 예배를 드리게 되었는데, 예배 후 좋은 곳으로 가서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으나 필자는 대접하고자 하는 성도님과 동행한 분들에게 미안하였지만, 한사코 사양하고 대신 이 근처 고시생들이 이용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왜냐하면 대부분 수년 동안 고시촌 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상황에서 고생하는 고시생들의 생활을 알고 싶었고 체험하고 싶었다. 필자가 워낙 고집을 부리니 어쩔 수 없이 인근 식당으로 가게 되었고, 1인 식사비가 2000원임을 알게 되었다. 2000원 짜리 식사였지만 그날 온종일 배가 부르고 목회자로서 마음이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기독교(교회) 안팎에서 교회의 개혁을 주창하고 있는 시대에 우리 한국교회가 놓여있다. 물론 '교회 개혁'이라는 어젠다는 교회 역사 속에서 늘 있어 왔으나 오늘 이 시대는 제2의 종교개혁을 주창할 만큼 개혁의 기운이 고조되어 있다. 지도자라 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다 '개혁'을 화두로 자기주장을 펼치며 교회 개혁을 논한다. 옳은 방향이요 옳은 주장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필자는 우리 일반 목회자들을 포함한 교계 지도자들이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개혁을 하나 제안하고자 한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지만, 우리 기독교(교회)가 너무 많이, 너무 자주, 호텔 그것도 고급 호텔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필자도 호텔을 출입할 때마다 안내판을 통해 기독교와 관련된 단체의 모임과 행사를 볼 수 있다. 교계 행사(회의, 모임 등)에 관한 언론 보도를 보노라면 모임장소가 호텔인 경우가 자주 있다. 필자 자신도 그 범주에 들 때가 가끔 있긴 하지만 이런 기사, 이런 안내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우리 자신들 뿐만 아니라 기독교(교회) 밖의 사람들이 행사 안내판 혹은 보도를 접할 때 과연 기독교(교회)를 어떻게 보겠는가?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은 부정적으로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독교(교회)에는 참으로 많은 단체와 모임(교회와 노회 및 총회/연회, 총회 산하의 부서·기구·단체, 연합단체, 각종 평신도 단체 및 선교회, 봉사단체, 친목단체 등)이 있는데 아주 많은 경우에 호텔을 이용하고 있다. 물론 지극히 사적인 모임이나 만남, 숙박과 연계된 행사 등 불가피한 경우는 예외라고 할지라도 과도할 정도로 호텔을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교회의 시설, 교회의 환경이 호텔만큼은 아니어도 호텔에 버금가는 시설과 환경이라면 교회의 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는가? 조금 어설프고 조금 촌스러우면 안 되는가? 세상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 그래서 그들의 눈에 거슬리고 우리의 마음에 불편한 것부터라도 우리가 고치면 안 되는가? 이것이 작은 개혁이라도 될 수 있다면 여기서부터, 이것이라도 고치면 어떨까? 이것이야말로 생활친화적이고 우리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인 개혁이 될 것이다.



김영철 목사 / 월드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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