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누구를 대통령으로 선택해야 하는가

그리스도인은 누구를 대통령으로 선택해야 하는가

[ 논설위원칼럼 ]

정종훈 교수
2022년 02월 07일(월) 10:49
성경은 왕정시대의 산물로서 민주주의를 상상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리스도인이 성경을 근거로 왕정을 주장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의 정치이념 가운데 민주주의가 하나님의 뜻에 가장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왕정과 민주주의를 초월하는 신본주의, 하나님의 궁극적인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신명기 17장 14절에서 20절까지를 보면 왕을 세우는 하나님의 기준이 제시되어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시대를 초월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참고해서 이 시대에 적합한 대통령이 누구인지 선별할 필요가 있다.

첫째로,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이어야 한다(신 17:15a, 19).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는 하나님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자이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율법의 모든 말씀과 규례를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지키는 자이다.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인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행하는 자이고, 고아와 과부로 대변되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우선적인 관심을 주는 자이다. 또한 나그네를 환대하며 지극히 작은 자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자이다. 그러므로 부자나 권력층, 또는 특권층에 편향되어 있거나 우상숭배를 허용하는 자는 대통령으로 자격미달인 자이다.

둘째로, 겨레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자이어야 한다(신 17:15b). 역사를 주관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은 모든 민족의 하나님이신 동시에 각 민족에게 고유한 사명을 부과한 분이시다. 우리 겨레는 평화를 사랑해서 다른 민족을 침범한 적이 없으며, 분단 가운데서 고통을 당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세계 평화의 초석이 되어야 하는 사명을 지닌 민족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대통령은 강대국에 대한 사대주의와 약소국에 대한 우월주의를 떨쳐버리고, 겨레의 정체성을 계승 발전시키며 자주성을 견지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로, 국민을 업신여기지 않는 겸손한 자, 나아가 국민의 자발적인 종이 되어 국민을 섬기는 자이어야 한다(신 17:16, 20). 세상에서 권력을 잡은 자는 하나님의 일꾼이다. 국민이 권력자에게 복종하는 것은 하나님의 일꾼으로 일할 때이다(롬 13:1,4). 예수께서는 다스리는 자와 관련해서 세상 권세를 잡은 자처럼 위에서 군림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종처럼 아래에서 섬겨야 한다고 가르치셨다(막 10:42~44). 그러므로 대통령은 선거할 때는 국민에게 큰절하며 상전처럼 대하다가 당선되는 순간 개, 돼지처럼 취급하는 거만한 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넷째로,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당당한 자이어야 한다(신 17:17a). 정치지도자란 누구라도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과제를 지닌다. 남에게는 정도를 요구하고 자신은 정도에서 벗어난 자, 다른 사람에게는 민주적 방식을 요구하고 자신은 독재자의 전횡을 휘두르는 자, 남의 식구에게는 '원칙과 법'을 요구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자, 입으로는 공정을 말하고, 자신과 주변에 대해서는 예외로 하는 자, 이런 자는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과 상식을 배워야 할 자이지 국가경륜을 책임질 대통령이 결코 될 수 없는 자이다.

다섯째로, 자신의 부를 축척하는 일에 집착하지 않는 자이어야 한다(신 17:17b). 재물은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으면 족하다. 재물은 편리한 사용을 위한 인간의 도구이지 인간 존재의 목적이 아니다. 자본주의는 인간이 다스려야 할 재물을 인간을 다스리는 맘몬으로 둔갑시킨다. 어떤 정치인은 권력을 돈벌이 기회로 착각한다. 선거에 당선되면, 권력과 부를 한꺼번에 보장받는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그러한 자는 국민, 특히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를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재물 앞에서 투명하고 부정부패를 거부할 수 있는 자라야 한다.

이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해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다섯 기준에 100% 맞는 대통령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정치에 냉소적이거나 선거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후보자들 가운데 결국 한 사람이 대통령으로 뽑힐 것이기에 그리스도인은 다섯 기준에 가장 가까운 사람을 선별해야 한다. 그러나 절대로 되어서는 안 될 자가 대통령이 되는 일은 없도록 감독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반만년 역사 중 대전환점이 될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를 뽑기 위해 기도하며 참여해야 할 것이다.





정종훈 교수 / 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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