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의 교회, 선교적 목적에 집중해야

코로나 이후의 교회, 선교적 목적에 집중해야

한목협-사귐과섬김 생명포럼 공동 주최
'생명돌봄' 통한 선교적 사명 재성찰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1년 10월 28일(목) 17:54
"교회는 자기 구성원이 아닌 이들의 유익을 위해 존재하는 유일한 사회이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지형은)와 사귐과섬김(공동대표:주승중·유기성·이규현)이 10월 26일 분당 만나교회에서 공동 주최한 생명포럼에서 발제한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는 성공회 대주교 윌리엄 템플(William Temple)의 이 같은 경구를 빌려 코로나19 이후 맞이할 한국교회의 선교적 사명을 재성찰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 시대 이후 '생명 '돌봄의 체계 구축'을 한국교회의 시급한 과제로 지목했다. 그는 "코로나 빙하기의 관건은 방역이나 의료적 문제라기보다는 문화와 교육 등에서의 변화된 환경, 더 나아가 경제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며, "코로나 이후는 방역 대책뿐 아니라 경제 양극화로 인한 돌봄 대상자의 증가, 그로 인한 정신적 관계적 취약함이 확산하는 새로운 빙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위한 한국교회의 선교적 사명의 방향 전환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특별히 한국교회가 큰 이익과 성과를 추구하는 대부분 기업, 기관과 달리 자기(교회) 조직의 유익이 아니라 교회가 속한 세계와 이웃을 어떻게 섬길 것인가라는 선교적 존재 목적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그는 "세상을 향한 교회의 명령은 창조의 명령과 구속의 명령을 통합한다"며, "교회의 본질 사명인 선교는 생명 돌봄의 희년을 실천하고 적용하는 것이고, 세상을 향한 교회의 선교적 사명과 책임은 복음의 깊은 은혜와 사랑에 대한 전적 의존으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한국교회 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공동체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의) 큰 사랑의 경험과 확신 없이 어떻게 이웃을 사랑하고, 세상을 향한 공적인 책임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전염병에 걸린 이교도와 병든자를 돕고 복음의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교회 내 상호 돌봄 체계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면서 "생명을 돌보시고 위로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먼저 경험한 자들이 비로소 사랑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외에도 신국원 교수(총신대)는 '생명 돌봄은 지상명령이다' 제하의 발제를 통해 한국교회가 코로나19로 닥친 위기를 하나님의 사랑을 증언할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태계를 돌보는 일은 복음 전파와 무관하거나 부차적인 것이 아니다. 생명 돌봄의 부르심과 교회의 지상 과제인 선교도 분리될 수 없다"고 분석하며, "생명 돌봄은 영혼 돌봄에 국한되지 않는다. 또한 환경윤리의 문제 훨씬 이상의 것이고, 창조와 구속의 성경적 진리가 통합된 소명이다"라며 한국교회가 이것을 간과하면 기독교 신앙 전체가 훼손된다고 우려했다.

문화적 관점에서 생명 돌봄을 분석한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현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역시 '생명'을 지목했다. 그는 "기독교 발흥과 전파에 있어 전염병이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죽음 앞에 선 사람들이 삶과 죽음의 의미를 종교에서 찾았고, 기독교는 그러한 질문에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하고, 하지만 현재 배척당하는 기독교의 상황을 안타까워 하면서 "줄기세포, 존엄사, 안락사, 자살 포스트휴먼 등 종교로부터 생명의 주제를 빼앗았던 인간들은 위기 앞에서 다시 종교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결국 이 시대의 선교는 바로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최 측은 이날 포럼에서 선언문을 발표하고 생명 돌봄 목회 실천을 다짐했다.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는 발표문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따라 생명을 살리고 선교하는 교회, 십자가 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전하는 교회가 되고, 병든 세상을 치유하고 온전히 회복 시켜 성령의 역사에 동참하기로 결단한다"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생명 돌봄의 인식과 삶으로 순종 △생태적 환경윤리와 관련해 건강한 사회적 지도력 형성 △복음의 범위가 이웃사랑과 창조 질서 회복까지 있음을 균형 있게 실천 △모든 세대와 영역 안에서 생명 돌봄의 구체적인 연합의 실천 △생명을 살리고 회복하는 한국교회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기도했다.

개회행사에서 인사한 사귐과섬김 공동대표 주승중 목사(주안교회)는 이날 포럼과 관련 "코로나19를 지나오면서 생명살림과 돌봄은 하나님의 창조명령을 기억하면서 위기에 대한 책임을 인식하고,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일을 성찰하는 데 중요하다"며, 특별히 "이번 포럼을 계기로 생명을 살리는 교회, 생명을 돌보는 목회를 실천할 수 있는 지속적인 연구와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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