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주님, 나는 선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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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의 소진과 회복탄력성 연구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10월 27일(수) 14:15
이 책은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 '근거이론을 활용한 선교사의 소진과 회복탄력성에 대한 선교신학적 연구 : 아시아의 창의적 접근 국가를 중심으로'를 바탕으로 쉽게 풀어 쓴 글이다.

선교사 소진의 문제와 그 해결의 과제를 이론적으로, 동시에 실제적으로 깊이 있게 논술했다.

선교사들은 낯선 문화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복음을 전해야 하는 '사명'을 감당하지만, 실제로는 '살아내야'만하는 현실에 처해있다. 선교지 문화에 적응하는 과정, 현지인들 및 다른 사역자들과의 긴장 관계, 선교 파송교회와의 수직적 구조와 갈등 등 많은 스트레스요인들을 안고 산다. 이 글은 그런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선교사들의 '소진'의 실제적인 모습을 설명한다. 또한 '회복'과 '멤버 케어'를 키워드로 소진을 극복하는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선교사의 소진과 회복에 대해 연구하고 설명하기 위해 세 가지 생각을 기둥 삼아 글을 전개하였다. 첫째, 현장과 이론의 접목이다. 학술논문이 으레 그러듯이 이성적 논리 추구 일변도로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이성만큼 중요한 감성과 감정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이론과 논리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만나는 선교사들의 감정과 감성의 흐름을 파악했다. 둘째, 선교사의 삶과 이야기에 대한 존중에서 글을 시작했다. 연구에 참여한 선교사 23명의 선교경력을 합하면 총 422년이며 평균 사역기간은 18.3년이다. 선교사로서 선교현장에서 스트레스와 소진의 상황 속에서도 묵묵하고 꾸준하게 사역하면서 20여 년 동안을 경험하고 분투한 이야기를 경청하는 마음으로 연구했다. 셋째, 처방적 답변이 아닌 이해와 지원을 위한 기초자료를 구성하기 위한 노력으로 진행했다. 선교사의 소진에 대한 연구가 많은 경우 너무 빨리 처방과 대책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면서 저자는 소진과 회복의 현실과 과정을 심층적으로 파헤치고 들어간다.

연구는 "선교사는 무엇 때문에 소진될까, 무엇 때문에 힘들어 할까? 무엇 때문에 회복될까? 무엇으로 힘을 얻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했다. 저자는 선교사의 소진과 회복탄력성이 선교사의 정체성과 긴밀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선교사의 정체성이 선교사의 소진과 회복탄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위해 '첫째는 선교사의 정체성은 선교사의 소진에 마이너스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는 선교사의 회복탄력성은 선교사의 정체성에 플러스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는 가설을 실마리 삼아 전체 내용의 얼개를 이뤘다.

"이 연구의 심층면담에 응한 23명의 선교사들의 이야기는 '주님, (그래도)나는 선교사입니다'라는 한마디로 응축되어 들려진다"는 저자는 "그들은 마치 입이 없는 사람처럼 손짓과 몸짓을 써가면서 자기들의 고충과 눈물, 그리고 다시 찾은 소망을 대신 전해달라는 듯 부탁했다"면서 "이 책은 그러한 교감과 교류의 결과물이다"고 밝혔다.

이러한 관심과 노력들을 빚어진 결과물인 이 책은 선교사와 선교지망생, 파송선교회와 선교기관, 선교에 관심 있는 그리스도인이 꼭 한번 읽어볼만하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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