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의 눈물

아이티의 눈물

[ 논설위원칼럼 ]

천영철 목사
2021년 10월 11일(월) 08:30
"어린이들이 먹거리가 없어 진흙으로 만든 과자를 먹습니다." 국민의 80%가 열악한 빈곤 상태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인 아이티의 이야기이다. 물론 지금은 유행하고 있지 않지만 '아이티'하면 떠올리는 이미지 중의 하나가 진흙 과자이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미국을 거쳐 20시간 가까이 날아가야 도착할 수 있는 아이티는 우리에게 대지진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지난 8월 아이티 남서부 지역에서 7.2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2000여 명이 사망하고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파괴된 주택이 5만여 채에 이르고 수많은 교회도 무너졌다. 특히 지진 피해가 집중된 남부지역은 지진 이전에도 영양실조 발병률이 높은 취약지역이라고 한다.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은 지진이 발생한 후 곧바로 아이티 현지의 한인선교사협의회와 협력해 긴급 식량을 지원하고 무너진 현지 교회를 복구하는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이티의 지진 피해는 아직도 여전하지만, 한국에서 지리적으로 멀고 또 다른 많은 뉴스에 밀려 그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

한국교회가 아이티에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지원한 때는 지난 2010년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였다. 당시 지진 규모는 7.0으로 올해 발생한 지진보다 강도는 약했지만 아이티 수도인 포르토프랭스를 강타해 사망자가 수십만 명에 달했다. 당시 아이티를 돕기 위해 주요 교단들과 기독교 NGO들은 '한국교회아이티연합'을 구성해 중복을 피하고 효율적인 지원사업을 펼쳤다. 한교봉은 이 조직의 간사단체 역할을 맡아 아이티 지원에 앞장섰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구호 이후 한교봉은 아이티 재건을 위해 2016년 시설이나 규모 면에서 아이티 최고의 시설물로 평가받는 직업학교를 개설했다. 직업학교는 1만 5750㎡ 부지에 강의실과 교직원 숙소, 기숙사, 커뮤니티센터 등의 시설이 있다.

아이티는 140년 동안 지속된 프랑스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아이티어인 크레올어와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티 북쪽의 북미지역에서는 영어를, 남쪽 중남미 지역에서는 스페인어를 주로 사용하기에 아이티 사람들이 직업을 구하기 위해서는 영어 구사 능력이 필수적이어서 영어 강좌의 인기가 높다. 직업학교 컴퓨터과 졸업생에게는 컴퓨터 국가기능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진다. 그리고 직업학교 내에 있는 커뮤니티센터에서는 매 주일 현지인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되어 주말이면 결혼식이나 주민모임 등이 열린다.

한국교회의 아이티를 위한 기도와 사랑은 2010년 대지진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아이티 대통령의 암살과 같은 정치적 불안, 갱단의 약탈과 납치 등 사회적 불안에 지난 8월 대지진까지 겹쳐 아이티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다.

한국교회가 다시 한번 사랑으로 아이티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할 때이다. 아이티는 한국전쟁 당시 물품지원국으로서 어려운 국가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비록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자금을 지원했다.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이 있다. 세계 최대 빈국 중의 하나인 아이티가 고난을 극복하고 일어날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사랑과 기도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천영철 목사 / 한국교회봉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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