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로 교회되게, 선교로 선교되게 하는 기회

교회로 교회되게, 선교로 선교되게 하는 기회

[ 논설위원칼럼 ]

곽군용 목사
2021년 09월 13일(월) 08:30
곽군용목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가 온통 얼어붙었다. 경제활동, 사회생활, 교육 시스템, 그리고 예배와 교회의 활동들 까지도. 그러나 그 덕분에 교회 안에 있었던 쭉정이와 가라지, 명목상의 그리스도인들을 걸러내시는 하나님의 손길도 또한 느낄 수 있다. 매주 성전에 모여 예배하고, 떡을 떼며 교제하고 봉사하던 성전 중심의 교회였던 우리 한국교회가 이제 코로나 이후에는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고심하고 연구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또 한가지는 코로나19 덕분에 교인들이 보여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 죽음조차도 이기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나약한 신앙의 모습을 보면서, 예배 숫자의 회복보다 더 긴급하게 회복되어야 할 것은 목회자들의 설교와 가르침이 지나치게 현세위주의 축복과 형통위주의 메시지에서, 순수한 복음과 사도들의 케리그마적인 신앙으로 회복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교회로 교회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기회이고 손길이다.

많은 한국교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예배 모임의 숫자가 감소되었고, 그 결과로 헌금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헌금이 줄어들면, 교회들마다 예산에서 제일 먼저 축소 조정하는 것이 선교비이다. 그래서 선교사들에게는 비상이다. 2주 전 필자가 목회하는 교회의 당회에서 앞으로의 선교사 파송에 대한 계획을 의논하다가 갑자기 한 장로님이 선교사 출신인 필자에게 폭탄과도 같은 선언을 했다. "진짜 선교사를 보내야 합니다!" 그 장로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필자는, 지금 한국교회는 '선교사 불신 시대'에 접어든 게 아닌가 하는 소름 돋힌 생각까지 들었다.

사실 그런 부분이 있다.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복음과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건강하게 사역을 하지만, 그러나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다는 것을 필자는 안다. 목회를 하던 교회에서 문제가 발생해서 다른 곳으로 나가야 하는데 갈 교회가 없어서 할 수 없이 선교현장에 당분간 가 있는 선교사도 있고, 선교의 소명도 없으면서 개척하다가 실패하고 단독목회할 교회는 안나오고 그래서 선교지로 가는 선교사도 있는 것을 봤다.

특히 미국교회가 20세기 중반에 이미 실패해서 폐기한 '머니 미션(Money Mission, 돈으로 하는 선교)'을 지양해야 한다. 우리나라에 와서 복음을 전해준 미국 선교사들이 실시했던 네비우스 선교정책이 우리 한국교회를 얼마나 축복받게 했고 자립하게 했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말씀을 가르치는데 집중하고, 평신도들을 지도자들과 목회자들로 훈련하고, 교회를 사랑하고 십일조와 구제를 하도록 가르치니까 교회가 자립하고, 교인들이 축복을 받게 되는 네비우스 선교정책, 물론 위기의 순간, 재난의 시기에는 물질로도 도와주어야 할 때가 있지만, 그것이 주요 사역전략이 되어서는 안된다. 현지 언어가 안되니까 현지 대리인을 내세워 1년에 몇 십개 교회를 개척했다느니, 몇 십명의 장학생을 매월 얼마씩 지원해 준다느니, 몇 개의 교회를 지어주었다 하는 물질 지원등이 주요한 선교전략이 되면, 그 나라의 교회는 영원히 자립하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누누이 보아왔다. 선교학에서는 가난도 문화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코로나19 기간은 주님께서 목회자들과 선교사들,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교회로 교회되게 하기 위해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이다. 우리 한국교회가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뒤떨어지지 않으며 선교사들이 선교의 본질과 사명을 회복하는 기회가 되기를 주님께 기도한다.



곽군용 목사 / 양동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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