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위한'에서 '~와 함께'로

'~를 위한'에서 '~와 함께'로

[ 논설위원칼럼 ]

김은주 교수
2021년 09월 06일(월) 08:20
요즈음 회자되는 대세 단어 중 하나는 MZ세대이다. 그 만큼 그 연령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반증이리라. MZ세대는 인구의 약 44%를 차지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는 1980년대 초 ~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 ~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다만 세대를 가르는 기준은 차이가 있는데,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1980~1995년 사이 출생한 세대, Z세대를 1996~2000년 사이 출생한 세대로 보는 시각도 있다.

MZ세대는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소유보다는 공유를,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특징을 보이며,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 아웃(meaning out)' 소비를 하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자기 주도적이며, 공정과 진실에 민감하고 역발상 아이디어에 열광하며, 의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빤한 것을 거부하는 MZ세대와 함께 하는 교육목회는 소통이 중요하다. 소통을 위해서는 교회가 지닌 권위주의적 구조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MZ세대를 위한 교육목회라기 보다는 그들과 함께 하는 목회여야 한다. 그들에게 자기주도권을 인정하는 교육이 될 때, 주체가 되었을 때 MZ세대는 행동할 것이고, 실질적인 책임을 부여할 때 그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게 될 것이다.

복음의 진수는 자유이다. 그런데 자유가 부족한 신앙공동체, 성별이나 나이 등의 이유로 소통이 되지 않는 수직적 구조는 교회가 선포하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에 위배되는 것이다. 자신이 선포한 것을 살아내지 못한다면 과연 그 선포를 누가 인정하며 따를 것인가? 인간을 속박하는 것으로부터 자유하게 하시는 이가 예수님이다. 그런데 그 어떤 이유로 인해서든지 그 구성원을 다시 속박하는 것은 복음의 자유에 반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신앙공동체 안에서의 여러 직분은 구별을 위한 것이지 차별을 위한 것이 아니다. 신앙이라는 여정 속에서 그리스도인은 모두 평등하고 존엄한 존재라는 점을 인지하고, 서로 존중하는 열린 마음과 태도, 수평적 구조를 만들어 실천하며, 신앙공동체 전체가 MZ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찾고 개발해야 한다. 청년장로 선출 혹은 다른 형태의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 그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좋은 가르침은 테크닉이 아니라 삶의 방식, 존재하는 방식을 통해서 가능하다. 그리고 신앙은 가르쳐지기보다 함께 살아가는 경험이 중요하다. 따라서 자기주도성이 강한 MZ세대에게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강의식 교육방법 대신 그들이 주인이 되어 질문하며 찾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사항은, MZ세대를 다음 세대라 부르며 아직은 서툰 목회의 대상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장년세대와 마찬가지로 하나님께 은혜를 받은, 지금 이 곳에서 하나님의 구속사역에 참여하도록 부름 받은 제자들임을 기억해야 한다. 장년과 동등한 하나님의 제자라는 인식을 할 때 비로소 MZ세대를 목회의 대상이 아닌 함께 동역하는 순례자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될 때 사람을 존중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고, 이런 환경은 다시 학습자로 하여금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게 만든다.

솔직하고 자연스런 모습을 선호하는 MZ세대에게 교사 자신의 온전성을, 즉 분열되지 않은 진실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교육, MZ세대가 지닌 자기주도성을 인지하고 실천할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은주 교수 / 한일장신대, 기독교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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