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

[ 논설위원칼럼 ]

김은혜 교수
2021년 08월 23일(월) 08:12
김은혜교수
거리두기, 축소, 중지, 그리고 멈춤 등의 단어들은 이제 일상뿐 아니라 신앙생활과 예배에 대하여 성도들의 생각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코로나 이전부터 한국은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교회는 기술시대에 신앙생활과 교회활동의 변화를 예상하면서도 준비와 대안이 부족한 현실이다. 지금 우리 앞에 전개되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은 되돌릴 수 없기에 세상의 많은 단체들이 시대의 정신을 읽으며 뼈를 깎는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특별히 코로나19의 현실에서 더욱 가속화되는 기술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화될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신앙은 성도의 삶에 기반하고 있기에 교회가 그저 남의 일처럼 지켜볼 수만은 없다.

아인슈타인이 '과학이 없는 종교가 맹인이라면 종교가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라고 한 것처럼 종교와 기술 관계 역시 소통이 불가능한 두 요소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성육신 하신 동일한 세계에서 인간이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 존엄하게 살아가기 위해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이다. 루터가 종교개혁을 통해 구원을 향한 새로운 항로를 모색할 때 그 시대의 새로운 기술인 인쇄술은 독일어 성서를 보급시키고 그의 사상을 빠르게 전 유럽으로 확산시키는 매체였다. 또한 인쇄술의 영향력에는 잉크기술과 값싸게 보급되는 종이기술이 동반되었고 무엇보다도 종교개혁의 성공은 새로운 미디어 기술의 현명한 활용과 함께 이루어 졌다.

태초부터 말씀으로 계셨던 하나님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신" 성육신의 핵심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현존을 의미한다. 더 이상 과학은 물질적인 것을 설명하고 종교는 영적인 것만을 설명하는 분리된 세계에서 기독교는 진리를 전할 수 없다. 기술은 미래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나 궁극적으로 우리가 도달할 미래는 우리의 책임적 선택과 관련이 깊다. 왜냐하면 이 기술문화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활동하시기에 하나님의 사역에 신앙의 가치를 가지고 뛰어들어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 목회의 기술기반 매체개발과 신앙 콘텐츠를 공유하며 코로나로 절망 속에 있는 작은 교회들을 살리는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반교회적 정서가 만연한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서 연약한 믿음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는 성도들을 생각해보라.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가는 주님의 마음으로 두 사람이 가능하면 두 사람을 네 사람이 가능하면 네 사람을 부지런히 만나고 사랑을 전해야 한다. 동시에 목회자들과 교회의 지도자들은 코로나 상황이 영적인 게으름으로 정착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기술문화 시대의 새로운 목회 플랫폼과 전략을 재배치함으로 빠르게 흩어지는 양들을 하나님의 사랑의 네트워크 속으로 과감하고 친절하게 안내해야 한다.

모세의 지팡이와 주님의 손에 들린 물고기와 보리떡처럼 우리의 생활세계를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은 사랑과 구원의 매체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그 어떤 시대라 할지라도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것은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는 멈춤이 없고 세상을 향한 그분의 사랑은 중지됨이 없기에 우리의 생명구원의 소명도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 인간의 눈에는 멈추고 중지된 듯해도 하나님은 그 어떤 시대보다도 신실하시게 일하시며 이 고통스런 지구를 품으시고 감싸시며 기술을 통해서도 우리를 돌보고 계신다는 사실은 믿음의 백성들에게 눈물겨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한다. 주님의 몸된 교회가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적인 교회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매체를 신학적으로 부지런히 성찰하면서 시대적으로 주어진 복음전파의 사명을 중단 없이 실현해야 한다. 이제는 기술 네트워크도 선교의 중요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김은혜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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