돕는 사람 바나바

돕는 사람 바나바

[ 논설위원칼럼 ]

최흥진 총장
2021년 08월 09일(월) 09:17
우리 사회는 사람 세우기를 원치 않는 듯이 보인다. 누군가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중요한 자리에 오르려 하면, 흠집을 내고 비판하고 넘어뜨리려 한다. 이러한 모습은 신앙인들에게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잘못된 점은 지적하고 바로 잡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의도를 가지고 무너뜨리려 해서는 안된다. 무너뜨리기 보다는 세워야 한다. 혼자서 살아가기는 힘든다. 더욱이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혼자로서는 안된다. 돕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기독교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하면 먼저 바울을 떠올릴 것이다. 바울의 복음 전도의 열정으로 기독교가 유대 땅을 넘어 이방지역에 전파되었다. 또한 그의 신학과 사상이 2000여 년 교회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오늘의 기독교가 바울의 종교라고 할 만큼 기독교에 있어서 그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그러나 바울은 열두 제자 그룹에 속한 것도 아니고, 예수님과 함께 활동한 사람도 아니다. 그는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하고 교회에 많은 피해를 준 사람이다. 사도행전 9:26에 의하면 "사울이 예루살렘에 가서 제자들을 사귀고자 하나 다 두려워하여 그가 제자 됨을 믿지 않았다"고 한다.

바울은 예수님을 만난지 삼년 후 예루살렘에 올라갔다. 그는 자신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제자 공동체에 속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를 멀리했다. 예수님의 제자들과 사귀고자 했으나 제자들은 바울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기에 다 두려워하며 피했다. 그러던 그가 교회에 받아들여지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까닭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바나바 때문이다. 바나바의 추천과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도행전 9:27~28에 의하면, "바나바가 데리고 사도들에게 가서 그가 길에서 어떻게 주를 보았는지와 주께서 그에게 말씀하신 일과 다메섹에서 그가 어떻게 예수의 이름으로 담대히 말하였는지를 전하니라 사울이 제자들과 함께 있어 예루살렘에 출입하였다"고 한다. 바나바가 바울을 추천하니 예루살렘 교회가 그를 받아 주고 함께 하도록 했던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바나바는 예루살렘 교회에 영향력이 있었고 사람들의 신뢰가 강한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사도행전 4:36~37에는 바나바를 이렇게 소개한다. "구브로에서 난 레위족 사람이 있으니 이름은 요셉이라 사도들이 일컬어 바나바라하니 그가 밭이 있으매 팔아 그 값을 가지고 사도들의 발 앞에 두니라". 바나바는 구브로 사람이요, 레위 지파에 속해 있었다. 구브로는 소아시아에 위치한 지중해상에서 세 번째로 큰 섬으로 구리 산지로 유명하다. 또한 땅이 기름지고 다양한 농산물이 생산되었다. 풍요로운 도시의 부유한 집안에 속한 그는 재산을 팔아 사람들에게 나눠줄 정도로 마음이 넉넉한 사람이었다.

또한 그는 레위지파로 신앙적으로 헌신된 가정에서 자랐다. 그의 이름은 요셉인데, 사도들은 그를 '바나바'라 불렀다. 이를 번역하면 '위로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사도들이 그를 '위로의 아들'이라고 부른 이유는 그가 많은 사람을 위로하고 힘과 용기를 더해주는 사람이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또한 바나바는 착한 성품을 지니고 있었고, 성령과 믿음이 충만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다. 그러한 점에서 그는 바울보다 더 나은 여건에 있었다. 그런데도 바나바는 바울을 만난 후에 복음 사역에 자신보다 바울을 앞세우고자 했다. 그리고 자신은 바울을 두려워하고 꺼려하는 사람들에게 그의 신앙과 사역을 보증하는 역할을 맡았다. 바울의 약점을 자신이 담당한 것이다. 그는 바울을 예루살렘 교회에 소개하고, 함께 안디옥 교회에 선교사로 파송을 받아 바울을 도왔다. 그러한 점에서 바울이 바울 되게 하는데는 바나바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름이 드러나는 사람을 높이 평가하고 모든 공을 그에게 돌린다, 반면 숨어서 봉사하는 사람을 잊어버리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앞에 나타나는 사람보다는 숨어서 봉사하는 사람이 휠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코로나19로 수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이 겪는 오늘의 현실에서 그래도 우리 사회가 견뎌 낼 수 있는 것은 묵묵히 뒤에서 봉사하는 많은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에게 바나바와 같은 사람이 절실히 필요하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남을 비난하고 끌어 내림으로 자신을 높이려는 사람보다는 다른 사람을 세워주는 사람, 남을 위해 숨어서 봉사하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 주위에 바나바와 같은 귀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최흥진 총장 / 호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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