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중심적인 삶으로

생태중심적인 삶으로

[ 논설위원칼럼 ]

배경희 사무총장
2021년 03월 15일(월) 08:53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는 우리 일상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매일 매 순간 마스크 착용은 물론 수시로 손 씻고 소독하기 등 전염병 감염에 대비하고자 하는 일상 속 개인위생 강화는 이제 우리의 삶의 모습이 되었다. 그러나 코로나 19를 대비하고자 하는 개인위생 강화의 노력 속에 우리가 사용하는 일회용품의 사용량은 크게 증가하였고 이러한 사실이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범람으로 인해 우리 주변의 자연환경이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미세먼지, 환경호르몬, 미세플라스틱 등과 같은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어느 한 국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무엇보다 비극적인 것은 우리 인간이 이러한 환경오염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누리는 거의 모든 것들은 우리가 돌봐야 할 자연을 착취함으로 얻어졌기에 그로 인해 오늘날 환경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성경은 첫 구절부터 복음을 선포한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 천지창조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장엄하고 은혜로운 행동 중에서 첫 번째 행동이다. 하나님은 하늘과 땅과 그 안에 사는 모든 생명들을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창세기 1장은 6일 동안 하나님이 천지를 만드신 과정을 기술하고 있다. 특히 3.1절은 모든 창조를 마치신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고 "보시기에 좋았다"라며 심히 흡족해하시고 기뻐하셨음을 말씀하신다. 또한 우리는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창 1:28)라는 성경 말씀을 기억한다. 이 말씀에서 우리가 알게 되는 '정복'과 '다스림'이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 것일까?

인간과 자연과의 공생(共生) 관계는 동양철학의 도가사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노자의 자연관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이다. 무위란 자기중심적인 삶이 아닌 만물이 자연스러운 질서를 따라 살아가는 방식을 말한다. 즉, 모든 인위적이고 자연스럽지 못한 노력을 피하는 것으로 인간보다는 자연에 강조점을 둔다. 여기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유기적인 관계로 이해한다. 인간과 자연은 상호 대립적이거나 적대적이지 않으며 또한 자연은 정복이나 지배의 대상이 아니며 서로의 조화를 강조한다. 그래서 도가의 자연관은 유기체적이며 탈인간중심주의적이다.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참된 정복과 다스림은 하나님이 지으신 창조물들에 대한 '보호'와 '책임'을 수반하고 있다. 자연에 대한 '다스림'이란 책임적인 돌봄과 관리를 통해 자연 본래의 모습이 잘 보존되도록 하는 청지기적 사명을 말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은 그저 인간의 편리를 위해 존재하는 소모품이 아닌 인간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동반자적 관계이다. 자연이 인간의 풍요로운 삶만을 위해 존재한다고 할 때 하나님의 피조물인 자연은 더 이상 그 자신의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자연은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이웃이다.

오늘의 환경위기는 인간의 탐욕과 소비를 부추기는 산업사회의 필연적 결과이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 길은 오직 한 가지, 인간중심의 이기적인 생활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덜 쓰고 덜 버릴 수 있는 삶,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이웃인 자연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생태 중심적인 삶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인간의 구원뿐 아니라 창조질서의 회복과 생명 가치의 온전한 구현을 포함한다. 우리의 신앙과 삶이 생태계의 온전한 회복을 바랄 때 이 땅에 진정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배경희 사무총장 / 전국여교역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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