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축복성구

신년축복성구

[ 논설위원칼럼 ]

오덕호 목사
2021년 01월 18일(월) 10:15
사람은 누구나 복을 받고 싶어 한다. 특히, 무언가 새로 시작할 때는 더욱 복을 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 결혼식이나 개업식에 많은 사람이 가서 축복해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새해를 맞이할 때도 우리는 큰 복을 받아 더 행복하게 한 해를 보내고 싶어 한다.

그런데 진짜 우리에게 복을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그래서 성도들은 새해를 맞이하면 특별히 하나님의 축복(하나님이 내려주시는 복)을 사모한다. 우리는 송구영신예배를 드릴 때 세 가지 마음으로 드린다. 첫째, 새해 첫 시간을 하나님께 바치며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는 마음이다. 둘째, 한 해를 하나님 뜻대로 살겠다는 결단의 마음이다. 셋째, 새해를 맞아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 싶은 마음이다.

성도들이 새해를 맞아 하나님의 축복을 사모하기 때문에 송구영신예배에는 축복을 받는 순서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순서는 설교를 통한 축복, 신년축복성구를 통한 축복, 신년축복기도를 통한 축복을 받는 것이다.

새해를 맞아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 싶어 하는 게 잘못인가? 결코 아니다. 하나님의 축복을 사모하는 것은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신앙의 모습이다. 오히려 하나님의 축복을 사모하지 않는 게 불신앙이다. 다만, "하나님 뜻에 맞는 축복"을 사모해야 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축복을 받으려고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적인 축복은 무시하고 물질적인 축복만 사모한다면 잘못이다. 이런 경우 기복신앙에 빠져 해를 당할 수도 있다.

악한 방법으로 축복을 받으려고 해도 심각한 잘못이다. 야곱은 아버지와 형을 속이고 축복을 받으려고 했다가 자신도 삼촌에게 속고 나중에는 아들에게도 속아 무서운 고통을 당한다. 그런데도 야곱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것은 하나님이 신실하시기 때문이지 야곱이 악한 방법으로 축복기도를 받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송구영신예배에서 설교와 축복성구와 축복기도를 통해 축복을 받으려고 하는 것은 괜찮은 것일까? 목회자가 잘못되지 않은 한 축복의 내용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

축복의 방법은 어떨까? 설교를 통해 축복의 길을 배우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맞는다. 축복기도를 통해 축복을 받는 것도 성경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축복성구카드를 성도가 뽑아서 받는 것은 위험요소가 있다.

물론 그렇게 축복성구를 받았다고 해도 성구 자체는 전혀 문제가 없다. 성구는 하나님 말씀이니 믿음으로 받으면 큰 축복이 된다. 그러나 축복성구를 제비나 운세 뽑듯이 뽑는다면 다른 일도 그런 식으로 결정하게 될 위험이 있다. 어느 대학에 갈지, 누구와 결혼할지를 "뽑기"로 정한다면 올바른 신앙생활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과 결단을 보신다.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려면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며 기도하는 중에 성령님의 감동을 통해 결단하는 게 원칙이다. 그렇다면 신년축복성구도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며 기도하는 중에 성구를 정하는 게 더 바람직할 것이다.

예컨대 설교자가 설교를 위한 성경본문을 정할 때 뽑기로 정하는 게 좋겠는가, 교회와 성도들의 형편을 생각하며 하나님께 기도하는 중에 본문을 정하는 게 좋겠는가? 더욱이 업체가 제작한 신년축복성구를 구입해서 성도들에게 하나씩 뽑으라고 한다면 거기에 목회자의 기도와 사랑이 얼마나 들어 있겠는가?

새해를 맞아 하나님의 축복을 사모하는 성도에게 적절한 축복성구를 전해주며 그런 축복을 사모하도록 돕는 것은 유익한 일이다. 다만, 축복성구를 운세 뽑듯이 하기보다는 그 성도를 정말 사랑하며 축복해주고 싶은 사람, 특히 "하나님으로부터 축복권을 받은 목회자나 부모"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중에 정해주는 게 훨씬 더 좋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주님의 은혜 속에 올바른 방법으로 하나님의 축복을 사모하여 풍성한 축복을 받아 더 크게 하나님과 교회와 세상을 섬기며 좋은 열매를 맺게 되기 바란다.

오덕호 목사/서울산정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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