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밖 아이들 클럽 취업 후 마약 알선 및 성매매...안타까워"

"학교밖 아이들 클럽 취업 후 마약 알선 및 성매매...안타까워"

가출 청소년 찾기 위해 강남 클럽 잠입했던 주원규 목사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9년 04월 29일(월) 11:17
"저는 이번 승리, 정준영 카톡 단톡방에서 불거진 '버닝썬 사건'을 보면서 터질 것이 터졌다는 생각을 했어요. 클럽 안에서는 사회를 경악하게 할 만한 일들과 범죄들이 예사로 일어나거든요. 그 안으로 학교 밖 청소년들이 유입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려야 합니다."

지난 2016년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갑자기 연락이 끊긴 가출 청소년들을 찾아 강남 클럽에 잠입했던 주원규 목사(동서말씀교회)는 마약과 성매매가 일상적인 강남 클럽의 행태에 대해 "마치 성경의 소돔과 고모라 같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주 목사는 2012년부터 청소년 쉼터와 교정시설에서 학교 밖 아이들을 대상으로 청소년 사역을 해왔다. 그러던 중 2015년 자신이 만나오던 가출 청소년 20여 명과 연락이 끊기고 만날 수도 없게 되자 수소문 끝에 아이들이 강남의 클럽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6개월간 주류 배달, 시설 설비 보수, 성매매 여성의 장소이동을 위한 운전 등의 일을 하며 청소년들을 수소문했다.

주 목사는 6개월 간 강남 클럽에서 일하며, 당시 연락이 끊겼던 아이들 대부분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남자 아이들은 가드나 호스트(남자 접대부)가 되어 있었고, 여자 아이들의 경우는 거의가 성매매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을 설득해 데려나오는 데는 실패했다고 한다. 남자 아이들은 "우리가 이 클럽에서 나오면 뭘 할 수 있겠냐"며, 여자 아이들의 경우는 "조금만 있으면 연예인이 될 수 있다고 약속을 받았다"는 이유로 모두 주 목사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나 연예인이나 부자를 꿈꾸는 아이들의 현실은 그들의 바람대로 되지는 않았다. 특히 여자 아이들은 성착취를 당하면서 오히려 빚을 지는 경우가 많고, 몸이 망가지거나 GHB(물뽕), 신종대마를 통해 마약에 중독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또한, 주 목사는 일하는 동안 클럽 내에서 손님들이 대마초를 피우거나 마약을 하는 경우를 거의 매일 봤다고 한다. 폭력 사태가 나서 신고가 들어와도 경찰이 내부로 들어와보는 경우를 단 한건도 보지 못했다고.

그 안에서 하룻밤을 즐기기 위해 사용되는 돈도 어마어마 하다고 한다. 그는 "클럽 내 파티션으로 된 스페셜 룸을 하나 잡는 데 만도 3년 전에 1000만원 했는데 조금 크게 모임을 갖는 경우 5천만원, 1억까지도 지출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했다"며 "이런 엄청난 금액이 매일 재벌 3세들과 교포 재벌들에 의해 경쟁적으로 뿌려졌다"고 말했다.

결국 주 목사는 6개월간만에 잠입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을 한명도 사회로 데리고 나오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함께 자기 또한, 그 모든 범죄를 매일 목격하다 보니 무감각해지고, 그들의 논리에 물들어 가는 게 느껴져 하루 속히 나와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는 지난 2월 28일 자신의 경험을 '메이드 인 강남(네오픽션)'이라는 소설로 만들어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버닝썬 사건을 일부 연예인의 일탈로 치부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는 "이번 사건은 돈과 권력을 쥐면 뭐든지 해도 된다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며 "사회가 보다 심층적으로 파고 들어 반성하고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목사가 이렇게 헌신적으로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사역하게 된 것은 지난 2012년 아내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부터다. 자신과 결혼하기 전부터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사역했던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아내의 사역을 자신이 이어가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한다.

주 목사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윤리적인 것을 강요하지 않고 아이들이 밖으로 뛰쳐나갈 수밖에 없었던 주변 상황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면 아이들이 자기 안에 있는 답을 스스로 찾게 된다"며 교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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