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정신의 흐름, 성경에 담겨 있다"

"개혁 정신의 흐름, 성경에 담겨 있다"

[ 기획 ] 부산남노회 종교개혁5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특별전시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11월 22일(수) 11:34

【부산=표현모 기자】올해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아 교계에서는 수많은 기념행사가 줄을 이었다. 그러나 이중 정말 내실있고 의미있는 행사는 얼마나 있었는지에 대해 묻는다면 그 누구도 선뜻 대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행사의 풍요와 내실의 부족'이라는 한국교회의 상황 속에서 부산남노회(노회장:안진환)가 작지만 한국교회에 꼭 필요한 기념행사를 전개해 교단은 물론 한국교회 전체에 귀감이 되고 있다. 

종교개혁500주년을 앞두고 일찌감치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위원장:정성훈)를 조직한 부산남노회는 의미있는 기념행사를 치르기 위해 고심하며 회의를 진행한 끝에 종교개혁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미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키로 결정, 지난 10월 31~12월 30일까지 동래중앙교회에서 운영하는 한국기독교선교박물관(관장:안대영)에서 특별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오직 성경Sola Scriptura - 깨달음의 소리, 믿음이 되다'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시회는 종교개혁의 역사와 관련된 자료들을 통해 올바른 개혁정신을 일깨우고 미래를 준비하려는 부산남노회 회원들의 의지를 잘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이번 특별전시에서는 루터의 독일어 성경 번역 이후 전개된 성경번역의 역사가 한국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정리해 눈길을 모은다. 박물관의 류지아 학예연구사는 "여타 다른 종교개혁500주년 기념전시에서는 우리나라의 옛 자료들 외에 외국의 유물들을 보기가 어려웠지만 이번 한국기독교선교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회가 차별점을 갖는 것은 종교개혁의 원류인 유럽의 자료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루터의 번역을 그대로 따른 1800년대 독일어 성경을 비롯해 각국 언어로 번역된 성경들과 초기 한글 쪽복음 및 주석서 등을 통해 루터의 독일어 성경 번역이 유럽의 각 지역과 미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전해지는 종교개혁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전시된 유물 중에는 13세기 제작된 양피지에 그려진 그레고리안 찬트도 중요한 자료 중 하나. 중세까지는 성직자들만 미사에서 부르던 라틴어 찬송이 종교개혁 후 회중찬양을 중요하게 생각한 루터에 의해 독일어로 된 코랄로 불려지게 된다는 점에서 바로 옆에 전시된 루터의 '내 주는 강한 성이요'의 악보 복사본도 양피지 그레고리안 찬트와 대조를 이루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루터와 관련된 유물 이외에도 또 다른 종교개혁자들과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 칼뱅이 '기독교강요' 중 프랑수아 1세에게 보낸 서한을 기념하기 위해 1927에 제작된 책도 눈에 띈다. 이 책에는 국왕에게 종교개혁의 정당성과 가톨릭으로부터의 박해를 중지시켜 달라는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다. 이와 함께 일제강점기에 우리 글로 제작된 칼뱅과 츠빙글리 등에 관한 책들도 관심을 끈다.

총 3부 중 '1부 종교개혁의 시작'에서는 중세 로마 가톨릭의 세속화 속에 위클리프와 얀 후스 등 초기 개혁의 선구자들의 활동과 루터가 비텐베르크성 교회문에 '95개조 논제'를 게시하기까지의 과정을 연표와 관련 자료로 설명했다. '2부 종교개혁의 전개'에서는 독일에서 활동한 루터와 멜란히톤, 스위스의 츠빙글리와 칼뱅 등 대표적인 종교개혁가의 삶과 그들의 저작 및 관련 사건을 연표 및 다양한 자료를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했으며, '3부 종교의 자유를 누리다'에서는 종교개혁 사상이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어 모든 사람들이 종교의 자유를 획득하는 과정을 아우크스부르크 화의와 베스트팔렌조약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리했으며, 근현대까지 이어지는 개신교의 활동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전시했다.

이번 전시회를 주관한 부산남노회 노회장 안진환 장로는 "한 교회가 하기에는 너무 힘든 사업인 박물관 운영을 위해 동래중앙교회 정성훈 목사님과 안대영 박물관장님이 애쓰시고 계신데 이번에도 합심해서 좋은 전시회를 만들어주셨다"며 "부산 시내의 모든 교회들이 와서 정성껏 준비한 전시를 보고 실제로 종교개혁500주년에 대해 느끼고 배우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남노회에서는 산하 교회로 공문을 보내 교인들과 교회학교 학생들이 견학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에 따르면, 매일 3~4곳의 교회와 단체들이 꾸준히 박물관을 찾고 있고, 중직자 훈련과 교회학교 신앙교육 차원에서 방문을 하기도 하고, 아예 이곳에서 세미나를 갖기도 한다고. 최근에는 대구에서 목회자와 장로들이 방문해 종교개혁의 영향이 어떻게 이어졌는가를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는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했다고 한다.

부산남노회 종교개혁5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위원장 정성훈 목사는 "특별전을 통해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전과 일어난 후 종교개혁의 영향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교인들에게 보여주고, 믿지 않는 분들에게도 종교개혁이 단지 교회개혁만이 아니라 사회개혁으로까지 확장되어 나가면서 근대사회를 형성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종교개혁의 정신을 발견하고 회복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전시회를 열게 된만큼 노회적인 관심을 넘어 총회와 한국교회 전체에서 관심을 갖고 찾아주시길 바란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예람 기독교 인문학강좌

올해 부산남노회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는 주요 기념사업 중 하나로 예람기독교인문학강좌를 진행했다.

봄학기에는 '종교개혁500주년, 말씀으로 이 땅을 새롭게-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오기까지-'라는 주제로, 종교개혁의 첫 출발점이었던 하나님의 말씀이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 우리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그 경로를 살펴보았으며, 가을학기에는 '종교개혁 500주년, 말씀으로 일상을 새롭게'라는 주제로 종교개혁을통해 예배, 문화, 여성, 사상, 미술, 음악, 교육 등 각 분야에서 일어난 변화에 대한 강좌를 진행했다.

본래 동래중앙교회 산하 예람신학연구소에 매년 내실 있는 성숙을 모색하고자 진행했던 인문학강좌였지만 특별히 올해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아 부산남노회가 종교개혁과 관련한 강의를 개설하고 이를 주관해 평년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기독교인문학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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