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교회의 제자리 찾기 … '오직 믿음' '오직 말씀' 뿐

개혁, 교회의 제자리 찾기 … '오직 믿음' '오직 말씀' 뿐

[ 기고 ]

손윤탁 목사
2017년 05월 16일(화) 15:30

자랑스럽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울 수 있는 보람있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한국선교신학회는 학자들의 모임이지만 교육, 환경, 노동문제와 통일에 대한 전문가들을 모셔놓고 '헬조선'에 응답하기 위한 기독교 개혁의 과제로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한 주제들을 논의하였기 때문이다.

정말 유용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교회나 기독교에서 말하는 '개혁'에 대한 결론은 목회자나 신학자의 몫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든지 개혁의 주체는 하나님이심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①'오직 믿음'이다. 그 기준은 성경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②오직 말씀이다. 더구나 개혁을 위한 일꾼들은 모든 성도들이어야 한다. ③만인제사장이기 때문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이야기하는 것은 1517년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며, 개혁의 본질은 다른 교회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고 '교회의 제 자리 찾기'였다. 그래서 우리교단은 '다시 거룩한 교회'라는 표어를 내걸었다. 물론 버려야 할 것은 버려야 하고, 뒤집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바꾸어야 한다. 그러나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이름으로 무조건 버리는 것이 개혁이 아니다. 개혁은 자기 자리를 찾는 일이기 때문에 '다시'(Re)라는 말을 쓴다. 교회가 말하는 개혁은 선교나 교육, 섬김이나 봉사, 노동이나 환경 운동은 물론 통일의 문제에 이르기까지도 이를 주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목적으로 하는 전위대로서 목회뿐 아니라 생활 현장에서도 하나님의 자리를 되찾는 역할을 감당하여야 한다. 학문의 자리인 신학도 그렇지만 신앙에도 명확한 기준이 있다. 처음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도 자기 나름대로의 신학이 있고, 신앙이 있다. 가령 하나님은 나의 병을 낫게 해 주실 분이라든지, 예수님은 내 아들이 좋은 회사에 취직을 시켜 주실 것이라는 등등이다.그것이 바른 신학인가? 객관적인 것인가? 하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이다.

그러나 보편적이고 바른 신앙과 신학의 기준은 자기 생각이 아니라 ①성경에 부합되는(Biblical) 것으로서 ②역사적인 근거(Histirical)와 ③실제적이고 실천적(Practical)인 것이어야 한다. 중세의 신학교가 바늘 끝에는 천사가 몇이나 앉을 수 있을 것인가로 논쟁을 하고 있는 사이에 교회는 세속과 세상에 젖어 타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종교개혁 이후 500년이 지난 오늘, 교회는 세상의 이론이나 논리보다는 먼저 '다시 거룩한 말씀'의 자리로 되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가장 오래되고 캐캐묵은 것처럼 보이는 성경이지만 새로워지는 길은 성경 뿐이라는 사실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세상은 하나님에 대해 모른다.

성령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한다. 아무리 세상의 학문이 뛰어나고 훌륭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교회의 모델이 될 수는 없다. 더구나 소통을 핑계로 세상만 따르다가 세상도 잃고 하나님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하나님이 말씀에 순종함으로 자칫 세상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은 능히 이 모든 일을 회복시켜주실 수 있으나 세상만 쫓다가 하나님을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세상과도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사변적이거나 관념적인 자리에 머무르지 않기 위하여 현장의 소리도 들어야 한다. 그래서 전문가의 의견도 청취하고, 그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만인제사장'의 자리는 모든 성도들의 삶이 있는 현장을 뜻한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성도와 부모들이 다 교사가 되어야 하고, 모든 직장인들과 평신도들이 다 환경과 노동과 통일의 일꾼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진정한 모델은 오직 예수님뿐이시다.

하나님과 세상 사람들 사이의 중보자로서 교사와 개혁자, 전문가와 진정한 운동가이셨던 예수님을 따라야 한다. '다시 거룩한 제사장'의 자리를 되찾아 대제사장이신 주님을 뒤따르는 삶이 되어야 한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교회는 한 때 "20세기의 지도자들이 19세기의 학문을 배워서 21세기의 사람들을 이끌려고 한다"는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19세기나 20세가 아니라 30세기, 40세기가 되고 주님 오시는 그 날이 되어도 여전히 사람을 새롭게 하는 변치 않는 교과서는 오직 성경일 뿐이다. 그러므로 세상이 지적하는 이러한 기우를 무색하게 방법은 여전히 '교회의 제 자리 찾기', 곧 오직 믿음, 오직 말씀, 만인 제사장에 근거한 개혁 교회의 자기 위치라는 사실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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