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는 것

혼자라는 것

[ 4인4색칼럼 ]

이대성 수필가
2017년 05월 12일(금) 11:49

이대성 수필가
벨로체피아노 대표, 진천중앙교회


종종 점심때가 되면 고민에 빠질 때가 있다. 특히 혼자 점심을 해결해야 할 때는 '어떤 식당에 갈까'를 더 고민한다. 고심 끝에 식당을 정해 들어가면 보통 둘이나 셋, 또는 여럿이 모여 식사를 하지만 요즘은 혼자 식사하는 사람도 많이 보인다. 전에는 혼자 식사하려면 어색한 분위기를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혼자 밥 먹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혼밥족'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요즘 대학가에선 김밥이나 도시락을 사서 혼자 식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한다. 이에 따라 도시락과 컵라면의 매출도 급증했단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혼자 먹는 것이 서글프고 처량한지 즉석해서 같이 식사하는 '밥터디'도 유행한다고 한다. 아무리 개인주의가 팽배했다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없이 혼자 사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필자도 가끔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고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누구든 자기 주변을 돌아 볼 때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바로 그때가 외로움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일 것이다. 누군가의 배우자이고, 누군가의 자녀이고, 누군가의 부모이고, 누군가의 친구이며 형제이지만, 세상에 나만 혼자 존재하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 그러나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을 느끼기보다,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최고의 시간이라 생각하며 즐기면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1인 가구 수도 급증했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독신 가구가 27.2%이니,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1인 가구인 셈이다. 20년 후에는 독신 세대가 2인 가구를 앞지를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경제적 사정 때문이든 스스로 원해서든, 아니면 나중에 가족을 떠나보내고 혼자 남게 돼서든,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현실이다. 

혼자만 있거나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것을 '사회성이 없다'거나 '외로워서 어쩌냐'는 등 부정적으로 시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에 내 안의 자아를 성찰하고 고독함을 다스리는 기술을 갖고 있다면 이 또한 나쁘지 않으리라. '혼자 있는 시간에 자기 자신을 다스리고 자신과의 관계를 잘 맺는다면 타인과의 관계도 잘 맺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람은 태초에 흙으로부터 태어났으며 인생살이를 마치면 누구나 태초의 고향인 흙으로 돌아간다. 어차피 혼자 태어나 혼자 떠날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다. 때때로 혼자만의 시간에 익숙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외롭다거나 슬프다고 생각하지 말고…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