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서야하는 '목회자'

법정에 서야하는 '목회자'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7년 05월 10일(수) 11:37

목사들이 줄줄이 법정에 서야 할 처지다. 최근 주식투자로 고수익을 올리게 해주겠다며 교인들로부터 200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목사와 교회 관계자가 구속과 불구속 입건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교회 관계자들 중에 본교단 인사도 일부 연루돼 있다는 소식은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에 한국교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더욱 씁쓸하기만 하다. 본교단 인사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법정에 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 앞으로 계속 추이를 지켜봐야할 처지이다.

최근 법원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에 대한 가처분 판결도 앞으로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야할 상황에 놓였다. 한국교회연합과 통합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터져나온 한기총 대표회장의 직무정지 가처분은 양 기관 통합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물론 대표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판결인만큼, 직무대행 선임과 함께 이 사건이 언제 마무리될 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무엇보다 이 사건도 결국 목사들이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목사들의 법정 다툼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감독회장 선거로 갈등을 빚으면서 법원에서 현직 변호사를 감독회장 직무대행으로 파송한 사례가 있다. 교회가 스스로 자정의 능력을 상실하면서 결국 세상 법정에 끌려가는 상황을 자초한 것이다. 한기총도 그동안 일부 회원에 대한 이단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결국 한교연과 분열의 원인을 제공한 바 있다.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는 요즘 기념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이처럼 기념행사 준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종교개혁의 진정한 의미를 잊어버리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에 한국교회가 다시 한번 자정의 능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끊임없이 법정에 서야하는 교회 지도자들을 바라보며 한국교회는 스스로 자정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의식 전환을 위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