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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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7년 05월 10일(수) 11:08

한국교회에는 우리 사회가 선거를 치를 때마다 치료될 수 없는 고질적인 병에 걸린다. 쉽게 치료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 병으로 인해 한국교회 전체가 이 병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이번 제19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도 이 병이 유행처럼 번졌으며, 이로인해 마치 한국교회 전체가 손가락질을 받았다.

'한국교회'란 이름으로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나서는 행위가 이 치료되지 않는 고질적인 병이다. 물론 기독교계 인사들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특정인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수 있다. 그것을 가지고 문제라고 지적하지는 않는다. '한국교회'를 앞세워 개인 목적을 실현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한국교회 전체가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과정에서도 이같은 일이 있었다. 일부 인사들이 나서서 "한국교회는 00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언론들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 '한국교회 00후보 지지 선언'이라는 내용을 담은 기사를 쏟아 내며 한국교회를 비난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교계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맞대응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를 볼맨 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으며, 일부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지지를 선언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 현실을 보며 한국교회를 걱정하는 인사들은 "교회는 대놓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일은 잘 못된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국교회'란 이름을 앞세워 자신들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듯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한국교회는 교회가 있고, 노회(감리교, 성결교 등은 '지방회')가 있다. 그리고 그 상위 기관으로 총회가 있다. 예를 들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산하에는 67개의 노회가 있고, 이 노회에는 8700여 교회가 있다. 이 조직이 꼭 상하로 연결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대외적으로는 총회가 소속한 교회를 대표하는 기구적인 역할을 감당한다.

교회 규모가 크고,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또 각 교단 총회가 모여서 만든 기구가 연합기관이다. 연합기관은 교단의 협의체 성격을 갖고 있기에 대표성은 없지만 보다 대외적으로 한국교회를 내세울 때는 이 연합기관을 앞세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이에 속한다. 또 목회자 모임이나 장로의 모임이 규모가 크다고 해도 한국교회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없다.

이같은 정의에 근거하면 선거철에 '한국교회'를 앞세워 나서는 부류들은 결코 한국교회 대표가 아니다. 개인이 참여하는 사조직에 불과할 뿐이다. 더군다나 이에 참여하는 인물이나 기관들이 한국교회로부터 정통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비도덕적인 인물이라면 회자할 가치조차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철에 나타나거나, 선거철이 아니더라도 사회 정치적인 이슈가 있을 때 마다 한국교회를 앞세워 나서는 사람이나 기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서는 안된다.

지난 국정농단 사태가 있을 때 일부 집회를 주도했던 인물과 단체가 이단 사이비이었던 것을 스쳐 지나쳐서는 안된다. 한국교회 대표가 아닌, 인물이나 단체가 나서서 한국교회를 어지럽게 하는 것 또한 '가짜뉴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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