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개혁

정교한 개혁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7년 04월 18일(화) 10:12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본에 마쯔다라는 자동차 회사가 있다. 기아자동차가 1962년에 3륜 용달차를 개발하고 1973년에 브리사를 개발할 때 마쯔다로부터 기술을 도입했다. 덕분에 프라이드를 포함해서 기아자동차에서 나온 초창기 차량은 대부분 마쯔다 엔진을 사용했다. 국내에는 생소한 브랜드지만 지금도 유럽이나 중국, 아시아 전역, 미국대륙, 호주 등지에 다양한 모델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마쯔다에서 제작하는 승용차 중에서 마쯔다2는 자동차 강국 일본에서 2015년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1500cc 엔진을 단 소형차로 휘발유 1리터로 30km를 주행하는 뛰어난 성능이 주목을 받았다. 첨단 스카이액티브 기술도 탑재하고, 디자인과 성능도 현대적이다. 마쯔다는 1996년에 포드자동차와 기술을 공유해서 마쯔다2를 처음 개발한 뒤 2002년에 2세대, 2007년에 3세대, 2014년에 4세대 마쯔다 2를 차례대로 개발해 왔다.

그 가운데 3세대 마쯔다2가 획기적이었다. 2007년에 제네바 모토 쇼에서 발표한 3세대 마쯔다2는 이전 모델보다 무려 100kg이나 무게를 줄였다. 불과 1톤 남짓한 소형차에서 무게를 100kg이나 줄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원가 상승의 부담을 안고 고강도 경량 강판의 사용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여러 납품회사에서 제안하는 부품의 무게를 10g 단위로 비교해서 바꾸었다. 그야말로 뼈를 깎는 각오로 무게를 줄인 이유는 연비 때문이었다. 당연히 무게를 줄이면 연비가 개선되는 까닭이다. 박스형인 이전 모델과 달리 외형도 유선형으로 과감하게 바꾸었다. 3세대 마쯔다2는 높은 연비를 가진 차가 되었다.

3세대 마쯔다2 디자인을 담당한 이쿠오 마에다는 2009년에 마쯔다의 디자인 총책임자로 임명되는 뒷이야기까지 남겼다. 덕분에 마쯔다2는 개선을 통한 개혁의 좋은 모델이 되었다.

우리 총회의 기구개혁은 제72회 총회(1987년)부터 해마다 논의를 거듭했다. 수년간에 걸친 연구 끝에 제77회 총회(1992년)에서 기구개혁의 원칙과 방향을 결정했다. 미래지향적 정책개발과 정책의 합리적 운영, 신속하고 일관성 있는 업무 추진, 업무 쇄신을 통한 예산 절감의 세 가지 원칙과 노회 기능 강화, 정책 기능 강화를 위한 총회기구의 효율적인 조정, 행정 교육 선교 봉사로 기구를 개혁, 합리적인 인사정책 수립과 업무 극대화 등의 네 가지 방향을 정했다.

이상의 원칙과 방향에 따라서 제81회 총회(1996년)에서 첫 번째 기구개혁안을 마련했고, 제85회 총회(2000년)에 제1단계 개혁안을, 제86회 총회(2001년)에는 종합 시행안을 허락받았다. 드디어 제88회 총회(2003년)에서 기구개혁위원회를 기구개혁전권위원회로 개편하고 최종 시행을 마쳤다. 실로 논의를 시작한지 16년 만의 일이었다.

제72회 총회부터 제88회 총회까지의 기구개혁은 한국교회와 총회의 성장에 따라서 총회의 기구가 방만하게 늘어난 것을 정돈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총회는 1970년대와 80년대에 걸쳐서 20년 동안 해마다 5.7%씩 성장했다. 1970년에 대구제일교회에서 회집한 제55회 총회의 총대수가 목사 139명, 장로 139명, 합계 278명이었던 것을 보면 성장의 추세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우리 교단뿐만 아니라 한국교회는 성장 이후 정체를 거쳐서 2010년 이후 교세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최근 5년 사이에 150만 교인 중에서 20만 명이 감소한 교단이 있을 정도이다. 우리 교단도 2010년 이래 한 해만 제외하고 계속 교세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당분간 계속되리라는 예측을 하는 이도 있다.

지난 제100회기 이래 총회 기구개혁의 방향도 성장 이후 시대의 개혁으로 방향을 조정하였다. 총회 정책개발기구개혁위원회(기구개혁위원회)도 불필요한 기구를 축소 합리화하기 위한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마쯔다2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기구를 개혁하되 새로운 부흥 성장을 위해서 총회의 정책기능을 보전, 혹은 강화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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