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주일, 끝나지 않은 세월호의 고통과 함께

부활주일, 끝나지 않은 세월호의 고통과 함께

[ 기고 ]

장헌권 목사
2017년 03월 28일(화) 15:33

바다 속에 잠겼던 1073일. 녹슬고 찌그러진 상처투성이다. 평생을 서있었던 배는 옆으로 누운채 할퀴고 찢긴 그날의 기록을 간직하다.

2014년 4월 16일 그리고 2017년 1월 9일 1000일의 기다림이다. 팽목에 남겨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메시지다.

"차가운 바다 속에 아직도 사람이 있습니다. 세월호를 인양해 주세요. 배안에 사람이 있습니다. 부모의 마음으로 가족을 찾아 주세요. 역사와 자라나는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부디 함께해 주세요. 제 아이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 세월호를 인양해주세요. 제 아이의 눈물을 이제 닦아주세요."

3년을 하루같이 기다리고 있었던 다윤이 엄마와 은화 엄마께 문자를 보냈다. 그날이 세월호 인양을 하는 2017년 3월 23일 오전 8시56분이다.

"다윤이 엄마 너무도 절절합니다. 이제 곧 우리 다윤이를 만날 수 있네요. 마지막까지 기도 합니다." 바로 답글이 왔다. "예, 목사님 좋은 날씨와 사람 먼저 찾으라고 외쳐주세요." 3월23일 오전 8시 59분이다. "네, 사방으로 알려서 사람이 우선이다. 알리겠습니다."(3월23일 오전 9시)

그 시간은 3년전 세월호가 맹골수로에서 침몰해가는 시간이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3년 후 세월호 인양을 한다고 준비하는  그 시간에 문자를 주고 받았다. 바로 이어서 은화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아무 말이 없다. 그냥 기도하겠다는 말만 하고 끊었다.

"엄마라서 절대 포기 할 수 없다"는 은화 엄마와 다윤이 엄마는 필자의 마음에 있는 분들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엄마들이 교회를 다니고 교회에서 집사 직분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기에 목사로서 남다른 미안함이다.

또 다른 희생자 가족 가운데 지혜(2학년10반)엄마가 있다. 이정숙 님이다. 그동안 카톡으로 나눈 이야기다.

"지혜 엄마 벌써 3주기가 다가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가요? 건강하시지요." "네, 저희들이야 일정에 따라 매일매일 부지런히 다니고 있어요. 목사님도 잘 지내시죠. 페북으로 많이 뵙긴 하는데 여전히 많은 활동하시고 계시더라구요. 목회하시기도 바쁘실건데…. 저희들은 새벽 2시에 팽목 인양문제로 내려 가려고요."(2017년3월21일)

"지혜 엄마 팽목항에 도착하셨나요." "진도 도착해서 아침 먹고 다시 출발요. 지금 해역지역 배 안이예요. 오늘 여기서 밤을 새야 할 것 같애요. 올라오는 것 보고 내려 가려고요." "선체가 보일때 무너지는 마음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입니다. 지혜 엄마, 절망의 사월바다에서 지혜를 비롯한 우리 자녀들의 고통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또한 엄마 아빠들의 쉼없는 진상규명을 외치는 소리 주님께서 들으시고 도와주심을 감사합니다. 미수습자 수습과 마지막까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함께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우리 아이들이 진실규명해달라고 기회를 주네요."(2017년 3월25일)

이처럼 필자는 상황에 따라서 SNS를 통해서 소통을 하고 있다. 3년동안 수 많은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여전히 세월호는 아직 끝나지 않고 진행중이다. 버거운 시간들을 나의 가족과 오늘도 조용히 함께 할것이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안전한 사회를 위하여 다시 시작할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인 2017년. 3주기가 되는 2017년 4월 16일은 부활주일이다. 3년전 2014년 4월16일은 고난주간이다. 고난을 통해야 부활이다.

장헌권 목사
서정교회ㆍ전 총회 인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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