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과 교계의 반성

대통령 탄핵과 교계의 반성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7년 03월 14일(화) 17:03

지난 3월 10일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선고를 끝으로 대통령 탄핵 사태는 일단 막을 내렸다.

지난 수개월 동안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국가적 혼란이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로 파면당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얻었지만 국가적으로는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경각심과 교훈을 얻은 계기였다.

이번 탄핵 사태를 계기로 우리 기독교계도 통렬한 반성과 회개가 필요하다. 국정 농단이 드러나고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비등해지는데도 대통령 주변에서 진실을 외면하고 거짓을 덮으려는 자들과 한 편이 되어 그들을 비호한 교계 지도자들이 적지 않다.

실체도 실효도 없는 국가를 위한다는 명목의 기도회에 참가해서 결과적으로 국정농단 세력을 도와준 교계 지도자와 단체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고백과 회개가 필요하다. 권력의 잘못과 타락을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는 파숫꾼의 역할을 해야 할 교회와 교계 지도자들이 오히려 부도덕한 권력의 편에 서서 이들과 함께하는 등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되어 헌법재판소의 재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탄핵을 반대하는 세력의 폭력적이고 저급한 시위 행태는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일으키는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무대 위에서의 연설과 참가한 사람들의 구호가 천박하고 상스러울 뿐 아니라 태극기를 온 몸에 칭칭감고 깔고 앉아서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만을 강변하는 모습은 그들의 정체를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헌재 판결 이후에도 승복하지 않고 여전히 과열된 시위로 사상자들이 속출하는 불상사가 멈추지 않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이런 시위대 속에 적지않은 기독교계 지도자들과 교인들이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이단과 관련된 인사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개인적인 소신으로 참가한 사람들도 있지만 교회나 단체 중심의 조직적인 참여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통령 파면 이후 이제 대한민국은 새로운 시대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교회도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새로운 국가 건설이라는 시대적 소명에 적극 부응하는 결단과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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