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백년'의 은혜를 향하여

또 '다른 백년'의 은혜를 향하여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7년 02월 24일(금) 11:10

제101회기는 총회가 새로운 백년을 여는 회기이다. 1912년에 창립되었으니 햇수로는 105년을 맞지만, 일제하에 3년간 일본기독교단에 강제 편입된 고통의 흔적도 갖고 있다. 지난 백 년간 한국교회는 말할 수 없이 큰 은혜를 입었다. 대표적인 두 가지가 교회의 성장이요, 사회봉사와 사회선교의 결실일 것이다.

1907년 대부흥운동에서 뿌린 씨가 하나님의 은혜로 자라나서 1970, 80년대에 큰 성장의 열매를 맺었다. 배교나 다를 바 없는 신사참배와 교회 분열의 허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은혜를 베푸신 것이다. 국운이 쇠하는 위기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복음의 씨를 뿌린 정성을 하나님께서 외면하지 않으신 것이다(시126:5).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교회를 키우시는 분도 하나님이시고, 작은 교회를 지키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농부가 뿌린 씨앗을 자라게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듯이, 교회를 성장시키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다. 그러니 세계 최대의 교회가 한국에 있다거나,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 10개 중에서 6개가 한국에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선물인 것이다. 기독교가 한국 최대의 종교가 된 것도 하나님의 은총이다. 977만 명의 가슴에 믿음을 주실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시다.

1907년 대부흥운동을 통해서 복음의 씨를 뿌렸다면, 1919년 삼일운동을 통해서 민족을 향한 섬김의 씨를 뿌렸다. 하나님은 그 씨가 싹트고 자라나서 8.15 해방과 1970, 80년대 민주화인권운동의 열매를 맺도록 허락하셨다. 부일협력의 죄책과 권위주의적인 정부에 협력한 허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었다. 8ㆍ15 해방도, 87체제의 정립도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린 기독교인들의 정성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 아닐까(눅15:13). 교회가 말로 다할 수 없는 피해를 겪었지만 하나님은 삼일운동의 정신을 기특하게 보신 것이다.

한국교회는 선교 초기부터 근대화의 상징이었다. 선교사들과 기독교 지도자들이 발달된 서구 문명의 창구역할을 한 것이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애국계몽운동이나 민족자강의 기풍도 갖고 있었다. 신간회운동에 참여하여 민족독립을 위한 좌우합작의 본을 보였다. 이런 흐름의 최고봉은 단연 1919년의 삼일운동이다. 종교를 초월해서 민족의 독립을 위한 이웃사랑의 씨를 뿌린 것이다.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이 씨가 해방과 민주화 인권신장의 열매를 맺도록 은혜를 베푸신 것이다.

우리 총회가 새로운 백년의 회기로 나아간 것처럼, 한국교회는 20세기를 마감하고 21세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새로운 세기를 맞는 한국교회의 화두는 무엇일까? 또 다른 백년을 위해서 우리가 뿌릴 씨는 무엇일까? 역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씨일 것이다(막12:33). 하나님 사랑은 또 다른 부흥을 향한 생활복음의 길이요, 이웃 사랑은 생명 정의 평화로 통일을 맞이하는 섬김의 길일 것이다.

새로운 백년을 시작하는 해에 공교롭게도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게 되었다. 분단 70년과 6.25 전쟁 휴전 65주년을 바로 넘겼는데, 곧 삼일운동 100주년도 눈앞에 두고 있다. 숨 가쁜 격동의 시대를 살고 있다. 제101회기는 백년 뒤에 또 다시 맺을 열매를 꿈꾸며 씨 뿌리기에 나설 때이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시편 126:5).

 

변창배 목사
총회 사무총장 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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