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주인은 예수님!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

[ 땅끝에서온편지 ] 디아스포라리포트-<9>사람들 세우기

장황영 목사
2017년 02월 02일(목) 17:22

비엔나 한인교회에 부임한 후 1년쯤 되었을 때 헌당식을 위해 예배당을 수리해야 했다. 100년이 넘은 건물이었기에 손볼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었다. 대대적인 공사였는데 필자가 십장 노릇을 해야 했다. 그런데 공사 중에 세 번이나 공사를 중지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건축업자와 계약을 할 때는 망치로 벽을 두드려서 낡은 부분은 깨어내고 시멘트를 바르기로 했는데 인부들은 대충하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세 번이나 공사를 중지시키면서 바로 잡았는데 인부들은 투덜거리며 "차라리 새 건물 짓는 것이 훨씬 쉽다"고 말했다.

그런데 인부들이 했던 말이 바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교회에 부임하고 어느 정도 지나고 보니 성도들의 신앙상태가 어떠한지 파악이 되었다. 주일성수의 자세도 되어 있지 않았고, 온전한 십일조를 드리는 성도들도 많지 않았다. 제직들도 마찬가지였다. 유럽의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포도주나 맥주를 마시는 일은 예사였다. 또 유럽은 성탄절, 부활절, 성령강림절은 주일에 이어 월요일도 쉬는 날이라 절기 때 여행을 떠나는 성도들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잘못된 신앙행태를 바르게 세워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차라리 새 건물 짓듯 개척하여 처음부터 바르게 가르치는 것이 훨씬 쉬울 것 같았다. 그러나 주님의 도우심으로 하나씩 바로 잡아 나감으로 음주문제도 해결이 되었고, 대부분 성도들이 주일성수도 잘했고, 절기 때도 여행 떠나지 않고 예배를 드렸다. 유럽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들의 일반적인 모습을 보면 이것만으로도 큰 변화였다.

그런데 몇 년이 가도 잘되지 않는 것이 있었다. 바로 십일조 생활이었다. 교민들은 먹고 살고자 온 사람들이고, 주재원들은 몇 년 있으면 떠날 사람들이며, 유학생들은 공부 끝나면 돌아갈 사람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십일조에 대해 가르쳐도 제직들조차 십일조 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와 더불어 무엇보다 어려움을 주는 일은 장로직분을 탐하는 집사들의 행태였다. 이것이 해결해야 할 가장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당시로선 희생과 헌신의 자세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데 압력에 못 이겨 장로를 세운다면 어떤 문제가 일어날지는 명약관화했다. 본인들은 물론 교회를 위해서도 장로를 세우는 문제는 신중을 기해야 했다.

무엇보다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 아니신가! 그래서 모든 중요한 일에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이심을 강조했다. 말씀을 전해도 주인 되시는 예수님 앞에서 인정받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말씀을 듣는 성도들도 설교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도록 가르쳤다. 예수님이 교회의 주인이시기에 제직을 세우는데도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이 아니라 그분의 말씀에 적합한 사람들을 세우려고 노력했다. 대신 가장 기본적인 주일 성수와 십일조생활을 하지 않는 제직은 구비될 때까지 쉬도록 조처했다. 세례, 입교식도 주일성수와 십일조 생활을 실제로 행하도록 한 후 거행했다. 또한 주님이 교회의 주인이시기에 그 누군가 개척멤버로 큰 역할을 했다 할지라도, 가장 많은 헌금을 드린다 할지라도 사람이 주인노릇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신 주님이 교회의 주인이시기에 비엔나 한인교회에 머무는 기간의 장단에 관계없이 모든 교인들은 주님의 몸 된 교회의 지체의식, 주인의식을 가지고 섬길 것을 호소했다.

감사하게도 주인 노릇하는 사람은 없어지고 대부분 성도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헌신했으며, 많은 평신도 사역자들이 세워졌다. 그리고 드디어 2년 전 장로 네 분을 세우게 되었다. 제직회에서 무기명 비밀투표였는데 모두다 만장일치로 추천되었고, 공동의회에서도 만장일치로 피택이 되었다. 모두가 기뻐했고, 당사자들은 눈물로 헌신을 다짐하는 감사와 감격의 시간이었다. 주인 되신 주님께서 당신이 명령하신 선교사명을 위해 교회의 내실을 든든히 세워주신 것이다.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입니다!" 이 말은 이제 우리 비엔나 한인교회 모든 성도들이 기쁨으로 흔들고 있는 깃발이 되었다.

장황영 목사
총회 파송 오스트리아 선교사
비엔나 한인교회 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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