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들이 억울하다면

기업인들이 억울하다면

[ 경제이야기 ]

박병관 대표
2017년 01월 03일(화) 15:18

박병관 대표
독일국제경영원ㆍ가나안교회

요즘 기업인들은 억울함을 호소할 것이다. 돈을 뜯긴 것 같은데, 그것도 모자라 '내가 좋아서 냈다'고 말해야 하니 말이다. 우리나라 9개 대기업의 총수들은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르 K스포츠 재단에 돈을 출연한 이유에 대해 "청와대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도 이 돈의 대가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대가성을 시인했다가는 뇌물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 기업인들은 향후 특검 조사와 기업 이미지 실추라는 부담까지 떠안게 되었다. 무엇이 이들을 이런 곤란한 상황에 이르게 했을까?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기업의 목적이 권력에 기대어 이권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기업은 훌륭한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인정을 받는 데 그 존재 이유가 있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성장의 기회를 얻게 된다. 반면 권력에 기대는 기업은 온전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우리 사회의 귀중한 자원만 낭비하게 된다. 

시장에는 법과 규칙이 존재한다. 이 제도들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업이 안정적으로 이윤을 추구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누군가가 초법적 발상으로 이권을 제공하려 한다면, 기업 스스로가 이 세력을 멀리해야 한다. 기업의 보호막인 법과 제도를 걷어내는 행위가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기업의 존폐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력이 각종 인허가를 틀어쥐고 검찰과 국세청까지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더욱 투명하게 경영돼야 한다. 적법한 회계장부와 투명한 의사 결정은 외부에 대한 기업의 취약성을 감소시킨다. 

재벌의 상속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투명성과 지분 확보를 위한 무리수도 이제 사라져야 한다. 청문회에 참석한 대기업 총수들이 모두 창업자의 후손이라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줄까? 규모로는 세계적인 대기업이지만, 아직도 오너 일가가 제왕적으로 경영하는 탓에 지배구조가 취약할 수밖에 없다. 기업 내부에서 경영권 확보를 위해 편법을 사용할 때, 외부 세력은 이런 약점을 공략한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전문경영인이 책임을 맡아 이런 구조적 취약성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성경은 말씀하고 있다. "속이는 저울은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나 공평한 추는 그가 기뻐하시느니라(잠언 11:1)" 기업은 정직하게 돈을 벌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진술할 수 있어야 한다.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억울한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기업 스스로가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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