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은사에 감사하며

창의적인 은사에 감사하며

[ 4인4색칼럼 ]

구성조 장로
2017년 01월 03일(화) 14:20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제육이 집에 가득하고도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 잠언 17장 1절의 말씀을 묵상해 본다. 오늘날 사람들을 보면 '동방예의지국'이라던 옛 모습과 정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그 때 그 시절 떡 한 조각을 나눠먹던 인심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위 사진은 33년 전 광고계에서는 공인된 공모전이었던 조선일보 광고대상 일반부에서 필자가 대상을 수상했던 기업광고 사진이다. 공모전 출품을 위한 아이디어 구상 중에 성경 요한복음에서 한 아이의 보리떡 다섯 개로 오천 명을 먹이시던 예수님의 이적이 떠올랐다. '그래 바로 나눔이다.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광고를 만들자.'

나눔을 생각하자 갑자기 시루떡이 떠올랐다. 시루떡을 주제로 삼고 공모전 마감에 임박해 피사체를 찾아 부랴부랴 낙원동 떡집으로 달려갔다. 낙원동 떡집에는 찹쌀로 만든 맛있는 시루떡만 있었다. '시루떡의 디테일한 부분을 살려야 한다'는 마음에 맵쌀로 된 특별한 떡을 주문했다. 최대한 시루떡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스튜디오로 가져와 선풍기로 식힌 다음 무뎌진 부엌칼로 적당히 조각을 냈다. 그러자 시루떡을 덮을 삼베보자기가 필요했다. 새벽시장을 누벼 보자기를 구했고, 드디어 간절한 마음으로 촬영에 들어갔다.

새벽녘에 촬영을 마치고 헤드라인을 정했다. '이웃끼리 나눠먹던 시루떡 인심'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공익적 기업광고였다. 마감시간에 임박해 프린트된 작품을 들고서 간신히 접수를 마쳤다. 접수번호는 맨 마지막 번이었다. 가슴 설레며 발표를 기다렸는데, 최선을 다한 결과는 대상이었다. 필자의 소감은 "재능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였다.

이사 떡을 이웃과 나눠 먹어야 서로 잘 살 수 있다며, 떡 접시를 온 동네 돌리던 그 인심, 빈 접시로 돌려보낼 수 없다며 양초 한 자루 얹어 행복을 기원해 주던 그 마음. 오가는 정속을 통해 우리네 인심은 날로 훈훈해졌다.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는 물질적인 행위보다는 서로가 아껴주고 함께 즐거워하며 때로는 더불어 아파하기도 했던 사랑과 정분으로 엮어진 '이웃사촌'의 따뜻한 인심들이 우리의 삶을 더욱 살찌게 해주던 때가 있었다.

민족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지나간 사진 한 장에 담긴 메시지를 되새겨 본다. 건강한 사회, 복된 사회를 위해 이윤을 사회에 되돌리던 기업과 이웃 간의 정을 나누며 살던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그 때, 인심 좋은 그 때를 기억하며, 사랑이 넘치고, 기쁨이 넘치는 거룩한 교회와 우리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구성조 장로/선목교회ㆍ한국광고사진가협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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