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왕 아기예수, 곧 오소서 임마누엘

평화의 왕 아기예수, 곧 오소서 임마누엘

[ 기획 ] 선교사가 보내온 - 2016년을 힘겹게 살아온 지구촌의 성탄절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6년 12월 21일(수) 10:25
   

전 세계가 함께 '기쁘다 구주 오셨네!'라며 찬양할 수 있기를 희망하지만 마냥 즐겁기만 한 성탄절은 아닐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부터 주말마다 촛불집회가 열리고 정국이 혼란스러울 뿐아니라 미국 대통령 선거로 인한 국내외 정세 혼란, 태풍과 지진 등 지구촌을 우울하게 했던 갈등과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마냥 웃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아픔 속에서 아기 예수의 나심을 행복하게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있어 여전히 성탄절은 따뜻하다. 우리를 치유하고 자유케 하시는 이는 빛과 소망이 되신 예수님의 기쁜 성탄 소식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가장 큰 상처와 분쟁, 갈등과 혼란을 겪었던 미국 뉴질랜드 필리핀 대만 등의 선교사들을 통해 성탄의 분위기를 들어보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선거 전부터 트럼프와 힐러리의 대선 게임은 미국 교회뿐만 아니라 외국 이민자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큰 이슈였다.

"누가 더 '기독교적'인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미국 내 기독교인들의 결정은 트럼프였다. 그는 아이오와(Iowa) 주 선거 운동 중에 "내가 대통령에 당선이 된다면, 모든 가게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실제로 현재 미국은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표현을 종교적이라는 이유로 공공장소에서 사용 제재를 하고 있는데, 바로 트럼프는 이와 같은 이슈로 보수층 기독교인의 표심을 끌어 당겼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트럼프의 당선은 타자를 수용하고 그들과 공존하는 '관용과 사랑'의 정신보다 자유를 수호하고 법을 보수하는 '질서와 원칙'의 정신이 더 기독교적이라고 또 다른 시대적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상점 곳곳은 메리 크리스마스보다 해피 홀리데이의 문구가 더 많다. 아마도 "무엇이 더 기독교적인가?"라는 질문은 트럼프 임기 내내 각 교회와 기독교계 안에서 논쟁이 될 것이다./김주용 목사(시카고 기쁨의 교회)

 

뉴질랜드

뉴질랜드에서의 성탄절은 언제나 특별한 의미가 있다. 201년전 성탄절은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들에게 복음이 선포된 첫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교적 의미에서의 성탄절의 의미는 점점 퇴색되고 있다.

남반구에 속한 뉴질랜드에서는 12월 성탄절과 1월의 여름 휴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오클랜드의 경우 전체 인구의 1/3이 성탄절을 전후해서 휴가지로 향하기 때문에 성탄절 전후에는 오히려 도시가 한산해 진다.

2017년 오클랜드의 아오테아 광장에는 이색적인 성탄 트리가 등장했다. 높이 11m 무게 3.5t에 이르며, 조립하는데 1200시간이 소요된 대형 레고 성탄 트리가 등장했다. 뉴질랜드에서 성탄절은 시내중심부를 제외하고는 주택가나 교회건물 외벽에 성탄 장식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오히려 뉴질랜드에서의 성탄절 문화는 가족 친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뉴질랜드 국내와 해외의 가난한 이들을 위해 선물을 '나누고 섬기는' 베품의 계절이라고 할 수 있다. 오클랜드 도시선교(www.aucklandcitymission.org.nz)라고 하는 도시빈민선교단체는 매년 11월초 부터 '산타 도우미'라고 부르는 봉사자들이 모여서 오클랜드 전역으로 부터 기증물품을 모아서 재분류하여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 직접 배달하기도 한다. 2015년 성탄절 당일에는 2500명의 도시빈민들을 초청하여 점심을 대접했다./한경균 뉴질랜드 선교사

 

대만

대만은 12월이 되면 도심의 거리는 성탄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트리와 장식등 네온싸인들이 반짝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축하하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의 상업적인 수단들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선물을 주고 받으며 명절분위기를 연출하고 즐기는 축제일이 되고 있다.

대만은 올해 지진으로 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하였고, 100년 만에 찾아온 연이은 강력한 태풍 등 자연재해로 많은 재산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올해 초 독립성향을 가진 정당으로 정권 교체가 이루어져 중국과 대만 양안간의 긴장이 조성되고 있고 동성연애법을 통과시키려는 정부정책에 기독교계의 반대와 집회가 있다. 또 방사선이 염려되는 일본 식품들을 수입하려는 정책에 야당과 여러 시민단체의 반발과 시위 집회 등으로 정쟁과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성탄절을 맞이하는 대만인들에게 빛과 소망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의 충만한 은총이 이곳에 임하기를 기원합니다. 대속의 희생제물이 되어 구원의 주로 이땅에 오신 예수님을 기쁨으로 맞이하고 영접하는 성탄절이 되어지기를 소망한다./윤재성 대만 선교사

 

영국

지난 6월 영국은 EU에서 탈퇴를 원하는 이른바 '브렉시트'를 국민투표를 통하여 결정했다. 이번 결정을 통해 2차대전 후, 끊임없는 관용의 정책을 통해서 자신들의 고유의 전통과 역사적, 문화적 유산까지 양보하면서까지 사회적 대통합을 기대했던 영국사회는 이제 정치적으로 극보수화, 사회적으로는 자문화 중심적으로 회귀하는 노선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종교적으로도 다시 전통적 신앙의 핵심인 기독교로의 부흥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기도 하지만 여전히 이 부분만큼은 세속적 금권주의와 결탁한 사회적 열망을 단절하고 신앙적 부흥으로 회복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예컨대 성탄절을 앞둔 금번 대림절 기간에도 전통적으로 지켜왔던 대림절 절기 행사나 예배에 참석하거나 혹은 여타 다른 신앙적 가치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전혀 개선되어 보이지 않고, 여전히 세속적이고 쾌락적인 모습에 더욱 집착하고 있는 현실이다. 올 해도 각 개 교회들이 준비하고 있는 성탄절 행사는 예전보다 재정적으로, 인원수도, 분위기면에서도 더욱 위축된 모습이다.

향후 5년은 영국에 있는 기존 신앙인들의 마지막 주세대들이 노령으로 인해 떠나게 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가 지나면 2000년을 이어온 교회의 역사가 그야말로 총체적 위기를 겪을 수 있는 엄중한 시기다./진영종 영국 선교사
 

필리핀

필리핀은 세상에서 가장 긴 크리스마스 시즌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이 시즌이다. 그들은 9월부터 집이나 거리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시작하며 분위기를 낸다.

필리핀의 크리스마스 시즌을 알리는 신호탄은 패롤(parol)이라고 부르는 크리스마스 랜턴이다. 온 동네 길거리마다 '카피즈' 패롤 불빛이 거리를 장식하기 시작하면 크리스마스 시즌의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도둑질이나 강도 같은 민생범죄율이 서서히 오르는 기간이기도 하다. 선물이나 파티를 위해 궁색한 민생들이 도둑이 되고 강도가 된다. 12월이 되면 그렇지 않아도 교통 체증이 심한 마닐라가 길거리에 쏟아져 나오는 차량과 사람들로 아비규환이 된다. 파티나 가족들의 모임 그리고 선물들을 사기 위해 나서는 사람들의 행렬 때문이다.

올해는 새 대통령인 두테르테의 강력한 마약 연루자 처단과 함께 테러 경계 경보가 발령된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예년과 같이 여전하다. 아마도 필리피노들은 천성적으로 낙천적인 사람들인데다 연 7% 경제 성장도 소비 분위기를 고양시킨 이유가 아닐까 한다.

이 크리스마스 축제는 누구를 위한 것이며 무엇을 위한 것일까? 정작 생일의 주인공이신 주님과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이 소외되어 있는 거리에서, 장사꾼들의 마케팅에 휩쓸려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신다면 뭐라 말씀하실까?/차훈 필리핀 선교사
 
파키스탄

전 인구의 97%가 무슬림인 파키스탄에서 예수님의 탄생은 기쁜 소식이 아니다. 파키스탄에서 예수님의 탄생 소식은 안타깝게 소수의 크리스찬들에게만 기쁜 소식이다. 파키스탄 성탄절에 한국의 추석처럼 가난한 크리스찬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새 옷과 새 신발 사주는 것이 큰 부담이지만 아이들에게 가장 기다려지는 기쁜 명절이다.

예수님께서 베들레헴의 마굿간에서 태어난 것이 파키스탄의 모든 무슬림에게도 기쁜 소식이 되는 날이 오기를 사모하며, 테러와 복수가 많은 파키스탄 땅에 성탄의 소식이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를 가져오기를 기원한다./이준재 파키스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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