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공동체적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

생태공동체적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

[ 기고 ]

이영옥 목사
2016년 12월 14일(수) 10:02

산업혁명 이후 끝없는 과학기술의 자연지배 생산방식은 지구자원의 고갈과 더불어 생태계의 파괴와 공동체 붕괴의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

생태위기에 따른 피해는 이제 먼 나라의 이야기만을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33명의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바이러스는 원래 열대 지역 삼림에서 서식하는 원숭이, 쥐, 박쥐 등을 자연 숙주로 삼는데, 인간과 밀림 속의 동물들의 접촉이 용이한 것은 열대 우림의 파괴가 그 원인인 것이다.

한편,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체계는 공동체를 파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 이후 지난 20년 동안 소득 불평등의 정도가 약 60%정도로 급격하게 악화되었다. 최상위 20%의 소득은 최하위 20%의 소득보다 5.7배 높으며 이는 OECD국가 중 상위의 수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제적 불평등은 고용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소득의 불평등과 고용 불평등은 결국 공동체의 파괴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경제 체계는 전통적인 삶의 형태인 농촌 공동체를 붕괴시키고 있다. 산업화로 인해 농촌 인구가 도시로 유입되면서 농촌 사회는 해체되고 고령화로 구성된 농촌 공동체는 생명력을 상실하고 있다.

생활 물가는 폭등하는 반면 농산물 가격은 정기적으로 폭락하고 있다. 정부의 무분별한 FTA 협정 체결로 대기업중심의 자동차와 전자제품을 수출하는 대신 미국 쌀과 중국의 농산물이 밀물처럼 들어오는 것도 농촌경제의 붕괴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생태와 공동체 파괴의 상황 속에서 이제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생태공동체운동은 생태위기를 극복하고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지속가능한 삶을 이루기에 적합한 이상적인 사회의 형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그동안 기독교는 한국사회 생태위기와 공동체 파괴에 맞서 다양한 사회 운동과 신학 운동을 시도해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제97회 총회(2012년)는 '생명살리기운동 10년' 이후의 새로운 선교 운동으로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운동 10년'을 전개하고 있다. 이 운동을 통하여 생명 교육과 생명 섬김으로 지구 생명공동체의 생명망 강화에 기여해 왔다.

이런 방향에 발맞춰서 총회 산하 목회자들, 신학생들 그리고 평신도들을 중심으로 '예장 마을 만들기 네트워크'를 결성했다. 이와 더불어 총회농어촌선교부에서 '생명농업생산자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농어촌교회의 생명농업을 확산시키고, 나아가 도·농교회간의 인적, 물적 교류를 확대 실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생태계 위기에 직면하여 교계 안팎으로 이런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생태공동체 운동은 그리 활발하지 못하다. 기독교 생태공동체에서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남양만 두레마을의 경우 초기에 그들의 생태적 이념과 활동이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은 기업화되어 순수한 공동체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독교 생태공동체 운동은 성서 속에 내재된 생태성과 공동체성을 회복하여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고 조화를 이루며 살 수 있는 새로운 삶의 존재 방식을 추구하는 데 의미가 있다.

생태위기와 더불어 한국교회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를 넘어 지역화를 중심으로 실천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인 생태공동체적 삶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이영옥 목사   새성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