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청소년들

거리로 나온 청소년들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6년 12월 06일(화) 14:18

국정농단(國政壟斷) 사태 이후 거리로 국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참여 인원은 점점 늘어나 매번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그런데 과거 시위현장과는 다르게 질서가 있다는 평가이다. 모든 사람이 떠난 시위 현장은 깨끗이 치워져 있고,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그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데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질서 있게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 연출됐다. 뿐만 아니라 수십만명이 모여서 불편이 있을 법도 한데 누구하나 큰 목소리로 불평을 하지도 않는다.

시위현장에는 어른들만 있지 않았다. 유모차를 타고 있는 아기부터 어린이, 청소년,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까지 다양하다. 초등학생들과 청소년들을 부모의 손을 잡고 시위 현장을 찾았으며, 어린 손자와 함께 나온 할아버지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시위현장에 설치된 무대뿐만 아니라, 방송사들이 마련한 자유 발언대에도 어린이, 청소년들이 당당하게 발언자로 나섰다.

중앙에 설치된 무대에 오른 청소년들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수십만명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오히려 달변을 자랑하는 어른들보다도 호소력이 있었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이번 시위현장을 보면서 국민들도 스스로 놀라고, 세계 언론에서도 한국의 시위문화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특히 거리로 달려 나온 청소년들을 보며 모두가 놀랐다. 그동안 어른들이 생각하는 청소년들은 두 부류로만 국한됐다. 하나는 말잘듣는 모범생이며, 다른 하나는 '비행청소년'이라고 불리는 문제의 청소년들이다.

모든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전자가 되기를 소망하며, 과잉 보호를 해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오직 공부를 잘해서 일류대학에 입학해서 남들이 부러워 하는 기업에 취직을 하는 것이 부모들이 생각하는 자녀에 대한 꿈이다.

거리로 나온 청소년들의 모습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더이상 '가만있으라'라는 말로 그들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

우리는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와 미국의 대선결과 이후 보여준 그 나라의 10대들의 모습을 보며 다른 낮선 모습이라고만 생각해 왔다. 그런데 거리로 나온 청소년들의 모습은 달랐다. 그들에게는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고 자유함이 있었다.

우리 한국교회도 지금까지 교회내 청소년들을 보며 '가만있으라'를 반복하지 않았을까? 교회학교의 청소년들은 피교육생에 불과했으며, 그저 교회에서 그리는 그림대로 따라오기를 바라며 틀(신앙)에 맞춰 자라주기를 바랬을 뿐이다. 그들을 독립체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주일에 한번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고 공과공부 시간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도리를 다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광화문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된 시위현장에서 가슴을 열어 제치고 목청을 높이고 있는 청소년들을 보면서도, 여전히 과거에 매몰되어 있다면 우리 사회는 과거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젊은층을 잃어버린 교회는 강건너 불구경하듯 이를 바라보아서는 않된다. 이들을 위한 특별한 기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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