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기도회'가 남긴 아쉬움

'시국기도회'가 남긴 아쉬움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6년 11월 22일(화) 14:42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된 국정농단 사태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계 또한 시국기도회, 시국선언문 등을 통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경우 지난 14일 총회 임원을 비롯해 각 부서장과 노회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를 개최했다.

이에 앞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도 시국기도회를 열었으며, 보수교단을 대표하는 예장 합동측도 시국논평이라는 이름으로 시국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진보적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물론이고, 보수적인 성향의 한국교회연합도 대통령을 지칭하며 책임을 추궁하는 선언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열린 예장 총회의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는 이목을 집중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기도회 이후 기독 방송사에서 '대통령 구하기 기도회'라고 혹평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평가는 이미 예고되기도 했다. 기도회에서 교단의 입장을 담은 시국선언문이 없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이에 대해 아쉬워 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해 기도회를 주최한 총회에서는 기도 내용에 충분히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하며 총회의 입장을 정리해 왔다.

예장 총회는 강한 어조로 시국에 대한 입장을 내어 놓을 수 없었음을 이해한다. 지난해 100회기가 출범하면서 국정교과서 문제와 관련해서 총회장 명의의 성명서가 발표된 것과 관련 교단내에서 융단폭격이라고 할 만큼 공격을 받은 일이 있다. 4년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러한 경험이 결국 교단을 위축시켜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다른 한편으로 교단 소속 인사들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총회 차원에서 시국과 관련한 입장을 내세우는 것이 한계가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은 분열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총회 차원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다음은 교단 소속 인사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기도회란 이름으로 멍석을 깔아 놓았으면 그 위에서 춤을 추는 것은 구성원들 몫이다.

그런데 개인 혹은 그룹별로 시국을 운운하면서 총회가 주최한 기도회는 외면하고 있지 않은가. 함께 할 때 얻어지는 시너지 효과는 더욱더 커질 것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