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 경제이야기 ]

박병관 대표
2016년 11월 15일(화) 14:05

박병관 대표
독일국제경영원ㆍ가나안교회

시장경제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흔히 소비자의 욕구인 수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반면 공급론자들은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고 생각한다. 경제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가격이 시장의 핵심 메카니즘으로써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시장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재산권이다. 자산에 대한 사적 소유권만 정의돼 있으면 공급은 수요를 찾아내고, 가격은 사회적으로 최적의 생산이 이뤄지도록 균형점을 찾는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로널드 코스(Ronald Coase)는 일상에서 시장이 무너지는 현상, 즉 외부효과에 대해 고심했다. 그는 사적 재산권이 정의돼 있다면 외부효과가 사라지고 사회적 이익이 극대화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경우 소비자의 잉여와 기업의 이익이 최대인 지점에서 생산과 소비가 이뤄짐으로써 시장과 동일한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코스의 정리(Coase Theorem)로 불리는 이 이론으로 로널드 코스는 199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온 나라를 휘저은 '비선 실세 파문'의 취재과정에서 청와대의 수석비서관이 한 대기업에 전화를 걸어 총수의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에 공개된 음성파일을 들어보면 청와대 수석은 집요할 정도로 사퇴를 요구한다. 그가 구사한 언어의 협박성은 듣는 이의 귀를 의심하게 할 정도다. 

기업의 소유주는 정부도 재벌도 아닌 주주들이다. 최고 경영진은 기업의 경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만큼, 그 인사권은 주주들의 권한이다. 소유주가 아닌 정부가 기업의 인사권에 개입하는 것은 사적 재산권을 명백히 침범하는 행위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것이 단순한 월권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장경제체제의 근간을 뒤흔든다는 데 있다. 

성경은 특정 경제체제를 언급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사적 재산권을 인정한다는 측면에서 시장경제를 포용한다. 사회주의, 전체주의 등 성경의 가르침을 거스르고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경제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우리가 시장경제체제를 사수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시장을 세우는 것이다. 다른 모든 경제정책은 시장이 기능한다는 전제 하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가 시장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서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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