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법(부정청탁금지법)은 무엇이고, 또 누가 해당되는가?

김영란 법(부정청탁금지법)은 무엇이고, 또 누가 해당되는가?

[ 기고 ] 믿음 있는 사회 만들기 위한 '통과의례'

정도출 목사
2016년 11월 09일(수) 10:36

오늘의 시대정신은 있는가? 있다면 과연 무엇인가? 나는 이것이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이라고 믿는다. 현대 한국사를 돌이켜보면, 시대마다 어떤 가치와 사회를 지향할 것인가에 대한 암묵적인 합의가 분명했다.

1970년대 고도 성장기에는 '잘 살아보세'라는 경제적 가치가 지배적이었고, 1987년 이후에는 '민주화'가 시대정신이었다. 그러나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선 2010년대 이후 한국에서는 뚜렷한 시대정신이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온 국민이 이와 같은 시대 정신과 가치를 위해 힘쓴 결과 '물질의 풍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었지만, 오늘날 오히려 '풍요'와 '민주화'의 역설로 심각한 고통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의 성장과 행복은 벽에 부딪혔다. 이것을 타개할 방법은 없는가?

나는 '김영란법' 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고신뢰, 저효율로 공동체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지금은 저신뢰, 저효율의 함정에 빠져 꼼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더욱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려면 믿음이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김영란법이 그 해결책이며 오늘의 시대정신이 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영란법'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부정한 청탁을 하지 말자는 것과 금품을 주고 받지 말자는 것이다. 첫째, 왜 부정청탁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세상살이에는 아는 사람들 사이에 청탁과 부탁, 또는 도움을 요청할 때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도움과 구조 요청이 필요할 수 있고, 심지어 나눔과 섬김, 기부와 봉사, 협력과 협력 등이 절실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부정한 청탁일 때는 문제가 확 다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지연, 학연, 혈연 등 연고가 맹위를 떨치는 사회였다. 그래서 젊은이들을 위한 성공학 또는 자기 계발 서적들에는 빠짐없이 '인맥을 만들라'는 충고들이 넘쳐 났다. 이것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였고 이로 인해 국가나 공동체가 중요한 결정을 하여도 서로 승복하지 않으려는 불신사회의 근원이 되었다. 서로가 믿지 않으려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이며 결국에는 모두가 망할 수밖에 없는 사회가 된다. 이것은 결국 갈등과 분열을 일으켜서 사회를 파괴하고 국가를 파국으로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둘째, 왜 금품 등을 주고 받아서는 안되는가? 인간을 유혹하는 것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 중에서도 돈 다발 같은 금품 등은 사람을 유혹하는데 파괴력이 대단히 크고도 깊다. 동시에 이 유혹은 매우 보편적이다. 시쳇말로 '돈 싫어하는 사람 있느냐'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동안에도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대가성을 띤 뇌물을 '받고' 처벌 받은 사례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히 돈을 받았는데도 직무와 관련한 대가성이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는 사례 또한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왜 돈을 받은 것인가? 아는 사이, 친구 사이라고? 아니다. 지금 당장은 그 문제에 대해 대가성이 없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다른 사유로 끈끈한 돈 다발이 위력을 발휘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잠재적 뇌물관계'라는 것이다. 요컨대 이 법에서 말하는 금품 등 수수의 금지는 이유 없는 '공짜 돈 봉투'까지 없애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대가성이 있는 돈 봉투가 처벌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대가성 없는 '공짜 돈 봉투'도 절대로 주고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직(公職)이란 사적 영역과는 다르다. 어떤 사회, 어느 국가에서도 공직자가 바로 서지 않고서는 공동체가 바로 유지될 수 없다. 즉, 공직이란 국가의 기둥과 같은 직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공직자의 고귀한 가치가 한낱 정실이나, 금품에 흔들려서는 선진국가나 행복한 공동체를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더욱 투명하고, 서로를 믿을 수 있는 국가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이 시대의 정신인 정식하고 투명한 사회, 믿음이 넘치는 사회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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