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노회'에서 '개혁노회'로 전환 시도

'정치노회'에서 '개혁노회'로 전환 시도

[ 기고 ] 평양남노회 첫 노회장을 마치고 ① … 개혁을 위한 작은 몸부림을 시작하다

박영득 목사
2016년 11월 01일(화) 16:20

제100회 총회에서 노회 분립 허락을 받고 방주교회에서 열린 첫 번째 노회에서 노회원들의 추대로 노회장이 되었다. 정치적 경험도 부족하고 임원 경험도 없는 나를 전격적으로 노회장으로 추대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개혁노회를 세우라는 뜻이라고 받아들였다.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성노회', '성총회'라고 하지만 세속화된 노회, 세속화된 총회임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교회들은 노회와 총회를 신뢰하지 않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노회와 총회 안에 노회장과 총회장이 되려는 목사와 장로는 많지만 노회장과 총회장을 존경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런 현실 가운데 노회장이 된 것이 한편으로는 많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노회장이 되면서 '왜 나를 노회장으로 세우셨을까'를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첫 단추가 중요한 것처럼 내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서 노회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결론은 '정치노회에서 개혁노회로' 였다. 개혁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다가 '66개 노회 중에 모델이 되는 노회를 세우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란 생각을 했다. 개혁은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된다는 마음을 가지고 다음과 같은 작은 변화를 시도했다.
첫째, 노회장 취임예배를 드리지 않았다.

노회장이나 총회장이 되면 취임예배를 드린다고 신문에 광고를 내고 많은 귀빈들을 초청한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정치적인 야망이 있는 분들은 많은 사례를 한다는 소문도 있다. 총회장이라면 몰라도 노회장이 되면서 취임예배를 드리지 않는 것도 작은 개혁의 시작이란 생각이 들었다.

노회장은 노회의 머슴이다. 머슴이 되었다고 취임예배를 드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머슴이 되었으면 조용히 머슴노릇 잘하면 되는 것이다. 노회장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엄청난 교회예산을 사용해가며 취임예배를 드린단 말인가? 자기를 드러내기 위해 교회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일체의 선물을 하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시찰장이 되었다고 선물하고, 노회장이 되었다고 수백 명의 노회원들에게 선물을 한다. 참고로 우리 노회 노회원은 600명 정도가 된다. 수백 명의 노회원들에게 선물을 하려고 하면 엄청난 재정이 들어간다. 나는 노회석상에서 이제 우리 노회는 선물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선언을 했다.

이것을 멈추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노회장이 된다면 엄청난 재정적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노회장 재임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선물을 하지 않았다. 반가운 동료들 만나면 밥 한끼 먹고 차 한잔 마시면 되는 것이다. 노회 일 총회 일 한다고 교회 재정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

셋째, 노회장의 기득권을 다 내려놓았다. 노회장이 되니까 수많은 교회들과 산하 단체에서 설교를 부탁한다. 꼭 가야할 곳만 갔다. 노회장단의 해외여행, 국내여행 모두 가지 않았다. 노회에 재정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깨끗한 노회장의 모범을 보이고 싶었다. 이런 분주한 일들로 교회 사역을 소홀히 하고 싶지 않았다.

넷째, 작은 교회들을 찾아가서 격려했다. 노회장은 큰 교회 목사들, 정치적인 영향력이 있는 분들과 정치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노회 안에 어려운 교역자들을 찾아가서 격려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노회장이 되면서 자립대상 교회를 경기도부터 목포까지 대심방을 하듯이 찾아가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노회장은 노회산하 교회의 담임목사다. 담임목사가 어려운 교회를 방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격려금을 전달하고 달력을 제작해 드렸다. 노회장직을 이임하고 강단에서 내려오자 많은 자립대상 교회 목회자들이 그동안 감사했다고 따뜻한 인사를 해주었다.

다섯째, 선교노회를 지향했다. 정치노회에서 선교노회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 열악한 지방노회를 섬기기 위해 전라도의 순서노회, 경상도의 영주노회와 MOU를 체결하였다. 이것은 지역통합이라는 큰 틀 안에서의 선교다.

우리 형제 노회는 강단교류를 시작했다. 이번 가을 노회 때는 영주 노회장이셨던 천정명 목사님이 오셔서 개회예배 설교를 해주셨다. 뿐만 아니라 총회 첫 날 양 노회와 함께 식사를 하며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년 총회 때마다 세 노회가 함께 만나서 서로를 격려하며 교제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양 노회의 농어촌 목회자들을 위해서 재정지원을 시작했다.

그리고 해외선교를 위해서 말레이시아의 SIB교단과 라오스의 LEC교단과의 MOU를 체결하고 교수요원 양성, 목회자 양성을 위해 재정지원을 하고 특별히 라오스의 LEC교단의 교회학교 교재 개발에 착수했다. 2017년에 교재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평양남노회가 이렇게 작은 변화의 몸부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박영득 목사   큰빛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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