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부조화 이론

인지부조화 이론

[ 기자수첩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6년 10월 24일(월) 15:42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인 레온 페스팅거 교수는 1957년 '인지적 불협화 이론'을 발표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지부조화' 이론이다. 이 이론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과 생각, 태도와 행동 간의 부조화가 유발하는 심리적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태도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으로 대부분의 경우 개인의 신념과 현실 사이에 부조화가 생기면 자신의 생각대로 상황을 합리화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교수가 이론을 연구할 때 집중했던 흥미로운 사례가 있었다. 바로 시한부 종말론자들의 행동 양태였다. 종말론자들이 종말의 때가 지났는데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종말론 포기' 대신 '간절한 기도로 종말이 늦춰졌다'며 자기 합리화를 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종말론자들의 합리화가 인지부조화 이론이 태동하는데 중요한 동인을 제공한 셈이었다.

최근 '17년이나 키운 아들, 알고보니 목사 아들'이라는 자극적인 뉴스가 인터넷에 도배된 일이 있었다. 기독교를 비판하는 이들뿐 아니라 평소 교회에 관심이 있던 이들까지 "교회가 이 지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선교의 문이 막히는 정도가 아니라 기독교가 사회로부터 더욱 외면 당하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가 크다. 그런데 이 사건의 주인공, 자신의 아들을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교인의 손에 자라게 한 '뻐꾸기 목사'의 "기도로 잉태한 것이다"라는 변명은 분노를 부르기에 충분하다.

이 뉴스를 보며 한국교회의 수준을 생각하게 됐다. 이런 변명으로 죄를 합리화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일부 목회자들의 수준도 생각해 봤다. 2016년 한국에 레온 페스팅거 교수가 있었다면 그는 분명 시한부 종말론자들이 아니라 기도로 자식을 잉태시킨 목사의 사례를 통해 인지부조화 이론을 완성하지 않았을까.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한국교회의 현실이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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