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국가에서의 뜨거운 예배

무슬림 국가에서의 뜨거운 예배

[ 땅끝에서온편지 ] <6>위대한 추수를 꿈꾸며 (상)

차훈
2016년 10월 19일(수) 13:16

몇 달 전 이집트에 다녀 올 기회가 있었다. DAI라는 미국 선교 단체가 20주년 컨벤션을 하면서 기관의 식구들과 그 식구들이 특별히 초청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이게 된 것인데, 나는 후자의 케이스로 초청되어 참여하게 된 것이었다.
 
참여하면서 궁금했던 것은 이집트는 무슬림 국가여서 선교사들이 공식적인 회의로 모이기 쉽지 않은 장소인데, 왜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카이로에서 선교 모임을 가지려고 했을까였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개신교회로서 아랍권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고 또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카이로에서 있는 KDEC (Kasr el Doubara Evangelical Church)가 우리를 호스트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 후에 KDEC의 주최 계획에는 많은 뜻이 내포되어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일정은 머무는 장소에 따라 3부분으로 나뉠 수 있는 데 첫 번째,  2박 3일 간의 기자 지역 일정 두 번째, 메인이벤트로서 컨벤션을 가졌던 4박 5일간의 Beit El Wadi 스포츠 센터 일정 그리고 세 번째로 1박 2일 간의 카이로 KDEC 일정으로 이루어졌다.
 
기자 지역 일정
 
투어 회사 직원의 안내로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영국, 호주, 미국인 선교사 그룹과 함께 숙소로 향했다. 공항 분위기도 별로 안 좋고 무슬림 국가 특유의 위압감이 드는 환경에서 벗어난 우리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피라미드의 도시 기자에 있는 뫼벤픽이란 호텔에 도착했다.
 
여장을 풀고 나니 다음날부터 이틀 반 동안 관광을 먼저 한다고 한다. 이미 보내 온 스케줄을 보아 알고 있었지만, 중요한 컨벤션을 앞두고 한가로이 관광여행을 먼저 하는 것이 좀 이해가 안되었는데 그 나라 사람들에게 여행을 통해 여행객으로서 할 의무는 일단 하고, 무엇보다도 그 여행을 통해 전 세계 각처에서 온 사람들끼리 짧은 시간 동안 그야말로 분위기가 자연스러워지는 것을 보면서 프로그램 진행에 관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
 
여행을 하는 동안 박물관 구경, 피라미드 구경, 콥틱 교회 방문 등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정작 구경보다는 대화하는 데 더욱 열정적이었다. 누가 보면 십년지기가 회포를 푸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절반이상은 처음 만난 사람들이었지만 서로의 사역들을 나누며, 간증들을 나누며, 스스럼없는 대화를 통해 우리는 어느덧 한 식구가 되어갔다. 온 세계 서로 다른 사람들이 우리들의 주님 예수 이름 아래 하나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감격스럽고 아름다운 사건인지. 아마 이 다음 천국가면 바로 이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날은 주일이었는데. 우리를 호스트한 KDEC 교회로 가서 예배드렸다. 아랍권 안에서 개신 교회 예배 참석은 처음인지라 호기심으로 자리에 앉았는데 아랍 특유의 곡조로 부르는 찬양에 얼마나 큰 은혜와 성령의 임재가 밀려오던지. 우리가 전혀 몰랐고 관심조차 없었던 이 회교권 이집트 땅에서 우리 주님이 영광을 받으시는 것을 보면서 참 많이 울었다.
 
어떻게 이 무슬림의 빽빽한 숲 속에서 담대히 신앙생활하며 감격적인 찬양과 말씀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을까? 전 세계적으로 역사하시고 임재하시고 영광 받으시는 하나님과 그 분의 일하심을 너무 모른 채 좁은 시각을 가지고 살아 왔구나 하는 부족함을 느꼈다.
 
베잇 엘와디 컨벤션 일정
 
3일째는 북쪽 지중해 방향으로 약 3시간 정도 달려 목적지인 Beit el Wadi 스포츠 센터에 도착했다. 이 역시 KDEC가 옛날 수도원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 사막의 한자락 와디에 부지를 매입하여 차세대 영적 지도자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세운 사실상 수련 센터였다. 외부로부터 동떨어져 있고 보안이 잘 되어있어서 선교 컨벤션 자리로는 적합한 곳임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 때부터 본격적인 컨벤션은 4박 5일간 이어졌다. 시종일관 유머 속에서 화기애애하게 진행되었다. 모인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그 나라 대표들로서 비샵(감독)급 고위층들도 많이 있었고, 교수들과 또 연세가 많이 드신 분들도 많았지만, 누구 한 사람 어깨에 힘주고 있는 사람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직급을 넘어, 신분을 넘어, 나이도 상관없이, 예수님의 섬기는 종으로서 국적과 사역의 기능만 다를 뿐이지 우리는 주 안에서 하나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는 모임이었다. 컨벤션이 거의 마무리 되어 갈 때 이제껏 쓰지 않고 비워 두었던 강단에 테이블이 설치되었다. 차세대 리더들이 자신들의 미래, 로드 맵을 펼쳐 보이는 시간들이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 아버지 세대들이 아들 세대에게 자리를 펼쳐 주면서 마음껏 말하고 제안하도록 시간을 할애한 것이었다. 실제로 거기엔 DAI 초창기 리딩 그룹들의 자녀들이 이젠 차세대 주자들이 되어 자신들의 꿈을 펼쳐 나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얼마나 원숙하고 아름다운 모습인지. <다음호에 이어짐>

차훈 목사
총회 파송 필리핀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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