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을 세워라

리더십을 세워라

[ 땅끝에서온편지 ] <5>섬김의 리더십

차훈
2016년 10월 19일(수) 11:59

친구, 잘 지내셨는가?
 
요즘 나는 이 땅에 영적 지도자 세우기에 주력하여 담임 목회자 9커플과 또 13명의 젊은 미래 리더쉽을 키워 보겠다고 몇 년째 씨름을 하고 있네. 하지만 내가 그들을 위해 정작 얼마나 희생하며 그들이 장차 자기 가문을 바꾸고 커뮤니티를 바꾸고 더 나아가 자기 나라를 바꾸며 세계 선교에 한 역할을 감당하기까지 나의 모든 것을 관제와 같이 쏟아 붓고 있는가? 자문해 볼 때 솔직히 당황스럽고 부끄러워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네.
 
어떤 때는 자기 관리도 제대로 못하고 제 자식도 제대로 키우지 못한 위인이 무슨 현지 지도자들을 키우겠다고 그러노 하는 마귀의 소리도 날 괴롭히는 것이 사실이야. 한국에서 목회할 때를 돌이켜 보면 나를 거쳐 간 부교역자들이 나를 목회의 스승으로 알기 보자는 자기를 고용한 '갑' 정도로 인식하고 소위 잘리지 않기 위해 근무를 잘 하다가 틈이 생기면 상의도 없이 제 갈 길 찾아 떠나는 행태가 아픔도 없이 자행되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참으로 개탄스럽네.
 
선교는 그 나라 교회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도자를 키우고 또 그들을 섬기되 끝까지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어 섬기는 것이라면, 그렇게 다 쏟아 부어 한 방울 남김 없이 고갈되어 죽는다면 그것이 비로서 순교이리라.
 
마닐라에서 그리 멀지 않은 카비테라는 지역에 가면 보이스타운, 걸스타운이라는 직업 훈련 고등학교가 있다네. 걸스타운에만 3000명이 넘는 가난한 학생들이 전국에서 몰려와 공부하고 있는 데, 기숙학교로서 4년간 모든 숙식 및 교육을 무료로 하고 있지. 이 학교는 한국 마리아 수녀회 소속 수녀들에 의하여 운영되고 있는데, 실은 알로이시오 슈월츠라는 미국 신부가 세운 학교라네. 알 신부가 필리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가 한국 부산에서 고아원을 세워 전쟁고아들을 돌본 것을 기려 필리핀 정부에서 주는 막사이사이 상을 받기 위하여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인데, 그가 필리핀에도 가난으로 교육받지 못 하는 청소년들이 엄청나게 많은 것을 보고 마음에 감동이 있었던 게지. 결국 1985년부터 필리핀 카비테에 보이스타운과 걸스타운을 세워 가난한 필리피노 청소년 교육에 힘쓰다 1992년 루게릭 병으로 죽어 그의 유언대로 필리핀 땅에 묻힐 때까지, 얼마나 많은 청소년들이 그의 사랑과 헌신가운데 자라나 제2의, 제3의 알 신부가 되고 마리아 수녀들로 복제되었을까를 생각하면 한 사람의 희생과 섬기는 지도력이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지 엄청난 위력을 느끼네.
 
왜 우리 선교 현장과 목회 현장에 그와 같은 섬기는 리더십과 주께서 그렇게도 간곡하게 말씀하신 제자 키워 사도로 세우는 사역이 우선순위에서 배제된 것일까? 그것은 그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서겠지. 아니 차라리 '미션 임파시블'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러나 그러니까 오히려 우리 믿음의 종들이 해야 할 사역이 아닐까? 우리가 할 수 없는 그 것을 '순종'이라는 행위로 시도할 때 그리고 우리의 한계와 절망의 자리에서 그 분이 개입하시고 일하심 그리고 우리의 고백 "무익한 종이로소이다"로 마무리 되는.
 
여보게 친구.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우리 사람을 키우다 가세나. 하다못해 다 이루지 못 할지라도 "주께서 맡기신 그 일을 하다 왔나이다"라는 고백이라도 해야지 않겠나? 정곡은 놓아두고 주변만 때리다 가면 되겠는가? 주님의 대위임 그것 아닌가? 가야 할 그 길 아니겠나?


차훈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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