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선교 이야기/작은 불꽃 하나가 일으킨 큰 기적

시각장애인 선교 이야기/작은 불꽃 하나가 일으킨 큰 기적

[ 기고 ]

김선태 목사
2016년 10월 11일(화) 15:49

1953년 부산에는 한국의 역사상 가장 큰 화재가 나서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었다. 전쟁이 한창이다가 다행히 휴전은 했으나 국민들의 생활은 말로 다 할 수 없게 어려웠다.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화재는 국민들에게 또 하나의 절망을 안겨줬다. 후에 큰 화재의 원인을 밝혔는데 성냥개비에 붙은 작은 불꽃 때문이었다. 이 작은 불꽃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손해를 준 불행의 불꽃이다.

그러나 반대로 사랑의 불꽃은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꿈과 용기를 주어 생명을 살리는 놀라운 역사를 이룬다. 나는 대학을 거쳐 신학교를 졸업하고 일반 교회에서 교육전도사를 비롯하여 전담 강도사를 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후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회를 세우기로 결심하였다.

시각장애인 교회를 하려면 제일 먼저 필요한 게 점자로 된 성경, 찬송가였다. 당시 점자 성경, 찬송가는 신약 5권, 구약 15권, 찬송가 1권으로 총 21권으로 구성 되어 있었다. 이를 모두 구입하기 위해서는 6000원이 필요했다.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점자 찬송가였다.

당시 아무런 배경도 없었던 무명의 사람이었던 나는 하나님 외에는 인정해주는 사람도 없었기에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며 점자 찬송 100권을 달라고 기도하는 중에 동신교회를 찾아가 지금은 하늘나라에 가신 김세진 목사님을 만나 뵙고 시각장애인 교회를 세울 계획이라고 말씀드리며 점자성경찬송이 시각장애인 교회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니 도와주십사 부탁드렸다.

목사님께서는 내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시고 하나님을 향해 간절히 기도하신 후에 3000원의 사랑의 헌금을 내 손에 쥐어주셨다. 당시 찬송가 한권에 100원으로 3000원이면 꽤 큰돈이었고 점자 찬송가 30권을 살 수 있었다. 김세진 목사님께서는 후에도 교인들이 목사님 쓰시라고 드린 용돈을 나의 생활비로 보내주셔서 어려운 생활을 극복할 수 있었고 굶지 않을 수 있었다.

김세진 목사님의 대가 없는 사랑의 작은 불꽃이 누룩같이 확산되어 내가 세운 맹인교회를 중심하여 오늘날 시각장애인 교회가 40여 개가 세워졌고 성직자도 80명에 달하고 있으며, 김세진 목사님을 고문으로, 한기원 목사님을 회장으로 모시고 동신교회에서 출발한 맹인선교회는 오늘날 실로암의 기초가 되었다.

그 후 몇 년이 흘러 김세진 목사님의 딸 김혜자 권사와 김종주 장로가 김세진 목사님을 기념하여 아이센터 한 개 실을 기증하기도 하였다. 김세진 목사님의 작은 사랑의 불꽃이 널리 확산되어 오늘날 세상을 변화시키고 앞 못 보는 이들의 영혼과 육을 살리는 놀라운 역사를 이루었다.

나는 지도자를 배출해야 시각장애인 세계가 살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선진국 같이 희망의 세계를 이룩하려면 지도자 양성을 위해 장학금을 만들어 젊은이들에게 지급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때마침 영락교회 전도부에서 월 2만원씩 선교비로 후원해주어 그것이 기초가 되어 4명의 시각장애인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것을 시작으로 오늘날에 이르러 효명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118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함으로써 많은 성직자와 석ㆍ박사를 배출하게 되었다.

하늘나라에 가신 김세진 목사님과 영락교회 이만섭 장로님의 사랑의 관심으로 영락교회 전도부와 연결되어 그 힘을 받아 절망과 좌절 속에 있는 앞 못 보는 시각장애인 사회를 희망의 사회로 바꿔놓는 큰 기회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어느 가난한 여인의 작은 사랑의 불꽃의 헌신으로 인해 한 소녀가 수술을 받아 앞을 볼 수 있게 되었고 그 소녀의 간증이 실업인을 감동시켜 실로암안과병원을 설립하는 동기 부여가 되었다. 한국교회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한경직 목사님을 중심하여 자그마하게 시작했던 실로암안과병원은 현재 실로암안과병원 아이센터로 하나님이 인정하고 의학계와 사회에서도 인정하는 우수한 병원이 되었다.

눈 때문에 고생하는 환우들이 믿고 신뢰하며 안심하고 눈을 맡길 수 있는 병원이 되려면 먼저 병원 건물이 크고 깨끗해야 하고, 의사선생님들의 실력이 우수해야 하며 최첨단의 의료기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믿고 둘째로 뜻있는 분들의 작은 사랑의 불꽃의 힘이 모아진다면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2006년 1월 1일 아침, 아이센터를 세우기로 기도했다. 그해 1월, 나의 초등학교 시절 모 교회였던 왕십리중앙교회에 말씀을 전하며 아이센터를 지으려고 하니 벽돌 한 장에 1000원 기증하는 마음으로 협력해 주십사 호소하였고 이를 들은 성도들은 마음을 모아 기증해주어 작은 사랑의 불꽃의 벽돌운동이 시작되었다.

이어 실로암안과병원 아이센터 건축위원회를 구성하여 이연옥 장로와 김건철 장로가 공동건축위원장으로 상임건축위원으로는 유의웅 목사가 중심이 되어 사랑의 벽돌 기증운동을 전개하였다.

많은 분들이 뜻을 모아 사랑의 벽돌을 기증하여 주셨다. 이효종 장로님께서 실로암안과병원의 진료실 한실을 기증하여 주셨고, 한국장로회에서는 한실의 금액을 기증해주셨다. 여전도회연합회와 소망화장품, 정인욱 복지재단에서는 한 층에 해당하는 5억원을 기증하시고, 김건철 장로님과 엄영선 권사님 내외분께서는 5억 3000만 원이라는 거금을 기증하여 주심으로 아이센터가 지어질 수 있었다. 현재 실로암안과병원은 국내 뿐 만 아니라 중국과 필리핀, 탄자니아와 우즈베키스탄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각장애인들에게 사랑의 밝은 빛을 찾아주고 있으며 베트남과 바누아투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켜 실로암의 연못의 역할을 할 것이다.

김건철 장로님께서는 실로암안과병원 아이센터 건축위원장을 하실 때부터 지금까지 중단 없는 사랑으로 주 안에서 깊은 관련을 맺고 의료법인 실로안안과병원의 이사님이자 실로암의료선교복지연합회 수석 총재로 헌신하시며 젊은 시각장애인들의 지도자 양성을 위해 수 십 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계신다. 특히 김건철 장로님께서는 장로님의 호인 '동곡'을 따서 “동곡 장학금”이라 지칭하여 88세 미수를 맞으시며 그 기념으로 기존에 매년 1000만 원 씩 지원해주시던 장학금을 현재는 3000만 원을 지원해주고 계신다.

3000만 원이면 평균 10~15명의 시각장애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줄 수 있는 금액으로 김건철 장로님께서는 공부를 잘하는 우수한 학생 30여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주셨다. 또한 금년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 복지관 소속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미국 아틀란타 공연을 위해 왕복 여비로 1000만 원을 기증하여 주셨다.

김건철 장로님께서는 사랑의 사도인 동시에 헌신의 사도이시고 베풂의 사도로서 시각장애인 계에서 존중받는 분이시다. 사랑의 도움으로 실로암안과병원에서는 지난 9월 4일부터 9월 10일까지 중국 연길 실로암안과병원을 방문하여 사랑의 무료안과진료을 통해 49명에게 무료개안수술을 실시함으로써 어둠에서 빛을 찾아주었고 사랑의 실로암의 연못을 이루었다.

대가 없이 베풀어주시는 사랑의 작은 불꽃은 이와 같이 놀라운 역사를 이루고 선하고 아름다운 밝은 세상으로 바꿔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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