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해벌 신중해야 한다'

'이단해벌 신중해야 한다'

[ 기고 ]

박상기 목사
2016년 09월 20일(화) 14:06

성경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요, 구원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개인의 구주로 믿고 고백함으로서만 누릴 수 있는 은총의 선물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전해주시기 원하시는 중심 메시지이다.(요20:31)

그리고 성령의 역사를 통해 시공을 초월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 것은 놀라운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사건이 '복음'이 되어 삽시간에 온 세상에 퍼져 나갈 수 있었으며, '복음'이 생명이기에 정치적 소용돌이와 극단의 이데올로기의 충돌, 그리고 문화적인 장벽 속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박해와 사탄의 공격을 받았음에도 그 순도를 높이며 지금까지 확장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속에는 진리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건 순교자들의 피가 밑거름이 되고 있음은 두말 할 것도 없다. 기독교 이단은 오순절 사건 이후 복음의 확장기에 끊임없이 고개를 들었던 것을 성경의 역사와 교회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이 발 빠른 정경화 작업을 부추겼고 오늘의 성경을 갖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을 뿐 아니라 초대 예루살렘 공회(행15)를 비롯 니케아공회(325년), 콘스탄티노플 공회(381년), 칼케돈공회(451년) 등 에큐메니칼 회의를 통해 신조들이 만들어지게 된 동기가 된 것이다.

특히 우리 예장(통합) 교단은 사도신조를 비롯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나 요리문답서 그리고 12신조 등을 기반으로 기독론적인 신앙고백에 있어서 그 어떤 교단이나 이단 사이비도 넘볼 수 없는 정통교리를 기반으로 교회를 세워가고 있으며, 진리를 수호하고 있음은 교단의 위상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차원에서 우리 교단은 지금까지 이단 사이비에 관한 한 자타가 공인하는 권위있는 교단이 되었으며 좌우 치우침이 없는 이단과 사이비에 관한 우리 교단의 입장은 한국교회 전반에 표준으로 통하고 있음이 커다란 자랑이 아닐 수 없다.

100회기 총회의 주제가 '주여,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로 정해졌고 그간 총회장님을 비롯한 임원들과 산하 교회들은 '화해와 협력'을 위한 몸부림이 적지 않았음을 지상 보도를 통해서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작금에 '화해'라는 명분을 앞세워 '이단 해벌'에 대한 무책임하고도 기준을 상실한 듯 한 행태가 의식 있는 교회와 목회자들 사이에서 원성이 되고 있는 바,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화해'란 갈등을 풀고 평화로운 관계로의 회복을 의미한다. 이것은 예수님의 정신이며 가르침이기 때문에 그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화해를 명분으로 구원신앙을 타협하거나 지금까지 쌓아왔던 성경적인 가치기준까지 무너뜨리는 것은 진정한 화해의 정신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이단으로 규정하는 것은 복잡한 연구를 통해 성경의 근본적인 가르침에서 빗나가 있다는 것을 확증한 후에 이뤄지는 신중한 작업이며, 우리교단의 건전하고 건강한 신앙과 신학이 있었기에 이 같은 분야에다 앞서가고 있고 한국 교회는 우리교단의 이 같은 역할을 공인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총회를 앞두고 원칙과 기준이 없이 마치 싸웠던 사람이 손을 맞잡고 화해하듯 교단 안에서 징계 받은 목회자나 교인뿐 아니라 주요교단들로부터 이단사이비로 규정된 인물과 단체까지도 사면 대상으로 정하는 바람에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김기동 씨(성락교회)', '평강제일교회 고 박윤식 씨', '변승우 씨(큰믿음교회)', '레마성서연구원 이명범 씨', '재림교회(안식교)', '김풍일 씨(새빛중앙교회)', '인터콥(최바울)', '안식교'까지 총 11곳의 해벌을 신청 받아 심사를 하고 있는데 대해 심히 걱정스런 마음으로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그렇지 않아도 '차별 금지법' 등으로 인해 이단의 포교와 활동이 자유로워진데다 전도는 위축되고 적극적으로 이단을 대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단해벌을 정치적인 해법이나 총회장의 업적 정도로 생각하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시행하려 한다면 통합교단의 이단대처에 대한 신뢰와 권위를 누구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이미 이 같은 움직임만으로도 신뢰가 떨어져 버렸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총회 특별 사면위원회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이단 해벌이 전문성을 갖춘 교단 내 이단사이비대책 위원들과 어떤 원칙과 신학적 교감을 공유하며 접근하고 있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입장과 지금까지의 과정을 오는 총회에서 공개적으로 밝히고 해명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특별 사면위원회의 월권 사실이 있었거나 혹 위법과 탈법이 있었다면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며, 교단의 이단해벌에 대한 원칙 없는 입장으로 인해 한국교회에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서도 머리를 숙여야 할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인간의 능력이 극대화 되면서 가뜩이나 교회 내에서도 성경의 가르침을 약화시키고 왜곡시키는 일이 만연되고 있는바 이단 정죄에 대해서도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할 것이며, 이단 해벌에 대해서도 객관적이고도 납득할 만한 규명과 회개, 그리고 한국 교회 앞에 공개적인 사과를 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서 해벌을 해도 결코 늦지 않을 이다.

따라서 성과주의, 공로주의, 치적주의나 성경적 교리적 기준이 아닌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처럼 로비에 의해 원칙과 절차를 무시한 정치적, 또는 이해관계로 인한 해벌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람은 용서한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이단 해벌은 화해와 무관하게 전문성과 공정한 절차를 통하여 이뤄져야 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는 다면 하나님의 영광이 훼손될 뿐 아니라 교회와 교단은 씻지 못할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이단 해벌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박상기 목사   빛내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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