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헬조선'인가?

왜 '헬조선'인가?

[ 경제이야기 ]

박병관
2016년 08월 30일(화) 13:49

박병관 대표
독일국제경영원ㆍ가나안교회

분명 쉽지 않다. 요즘 청년들은 학과 공부에 아르바이트를 겸하면서 밤낮으로 스펙을 쌓지만 정작 취업은 바늘구멍에 견줄만큼 어렵다. 취업을 한들 팍팍한 경제 환경에 예전처럼 가정을 꾸리기도 만만치 않다. 결혼도, 내집 마련도, 자녀를 키우는 것도 혼자힘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사회구조가 됐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젊은이들사이에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자신이 사는 나라를 지옥에 비유한 끔찍한 표현이다. 

그런데 문득 '왜 우리나라만 헬조선일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객관적인 수치만을 놓고 비교하면 청년들의 어려움이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1980년대 오일쇼크를 기점으로 1~2%대의 저성장 기조가 안착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얻기 전까지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해서 먹고 산다. 또한 서방의 부모는 자녀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에 있어서 우리나라 부모보다 훨씬 냉정하다. 서방의 젊은이들 역시 만만치 않은 미래를 헤쳐나가느라 힘겨워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헬조선'과 같이 끔찍한 단어를 통해 사회를 저주하거나 집단으로 비관하지 않는다.
객관적으로는 똑같은 상황이라 할지라도 사람은 각자의 배경에 따라 주관적으로 각기 다르게 받아들이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어려서부터 치열한 경쟁 하에 교육을 받았다. 학교에서부터 사람을 승자와 패자로 나누어 칭찬하고 외면한다. 그리고 사회적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사람은 낙오자가 되고 만다. 

우리나라에서처럼 끊임 없이 경쟁하고 서로를 비교하는 문화에서 내가 아닌 사회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낙오자가 됐다면, 그 좌절감이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보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더 크게 좌절하는 이유다.
우리 사회의 가치관이 약하다는 것도 문제다. 아니, 우리의 가치관은 매우 물질 지향적이다. 우리는 사람의 가치를 직장, 소득, 거주지와 같은 물질적 기준에 의해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물질적 가치관은 외형적 성공을 이루지 못한 젊은이들을 쉽사리 좌절하게 한다.

우리는 교회를 중심으로 청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청년들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설득하려고 하는 것은 금물이다. '나 젊었을 때에는 더 어려웠어'식의 논조로 접근한다면 '꼰대' 취급을 받거나 기피 대상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성경적 가치관을 기성세대 자신의 삶에서 실천함으로써 문화를 바꿔가는 것이다. 기성세대의 물질적 가치관과 이에 기반을 둔 문화가 헬조선을 탄생시켰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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