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조직이 되려면

빼어난 조직이 되려면

[ 경제이야기 ]

박병관 대표
2016년 08월 16일(화) 13:35

박병관 대표
독일국제경영원ㆍ가나안교회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조직문화 컨설팅을 의뢰받은 경험이 있다. 전세계에 직원이 17만 명이 넘는 초대형 기업이었다. 경영진은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민첩하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느꼈지만,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컨설팅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빼어난 조직(Excellent Organization)을 만드는 것이었다.

우리는 본사 조직과 몇 자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매우 간단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기업 내 각 분야별로 다음의 두 가지 질문만을 했다. 

첫째는 '당신이 생각하는 이 조직의 현재 모습은 어떠합니까'였고, 둘째는 '당신이 원하는 조직의 미래는 무엇입니까'였다.

결과를 분석해 보니 거의 모든 분야에서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기업의 현재 모습과 지향하는 미래의 모습 사이에 큰 괴리가 존재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경영전략이 기업의 장기적인 성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에서 그 기업은 단기적인 결과를 내는데 치중하고 있었다. 또한 직원들은 각자가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분야의 일을 부여받는 것이 가장 큰 동기부여라고 생각했지만, 회사는 보너스와 급여 등 금전적인 동기부여만을 고려하고 있었다. 

전략, 인사, 커뮤니케이션 등 기업의 전 분야에서 현실과 목표 사이에 뚜렷한 격차가 발생하고 있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이 괴리를 줄일 수 있느냐'였다. 경영진의 일방적 지시로 수많은 조직원의 현실 인식을 바꿀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에 우리는 직원들을 워크숍에 초청해 함께 괴리를 줄여나갈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이 거대한 기업의 '문화 개선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이 사례는 교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날 수많은 교회가 빼어난 조직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회의 구성원들, 즉 신자들이 생각하는 교회의 지향점과 교회의 현실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구성원의 생각과 현실에 차이가 있다면 기업이나 교회 그리고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효과적으로 기능하지 못한다. 교회 내에서도 이 괴리를 줄이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교회는 그 목표가 성경에 의해 설정된다는 점에서 세상 기업과는 다르다. 따라서 사안마다 신자들에게 해결책을 묻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성도들의 의견을 고려하고 함께 소통하려는 노력은 조직 내의 현실과 이상을 통합한다는 측면에서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회라는 조직의 구성원들, 즉 신자들의 마음을 살피고 조직 내의 생각을 하나로 아우르는 목회자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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