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과 그 내용에 대한 고찰

이름과 그 내용에 대한 고찰

[ 기고 ] -'교회'를 교회답게 하기 위해 갖춰야 할 사항

정하덕 목사
2016년 07월 19일(화) 13:49

얼마 전 동기 목사님들의 모임이 있었다. 때가 되어 식사를 해야겠기에 식당을 알아보던 중에, 가까이에 '원조 00낙지'라는 식당이 생겼다는 것이다. 00낙지라면 워낙 유명해서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맛이 보장된다고 여겼다. 게다가 원조다. 그러니 얼마나 믿을 만한가?

그래서 우리는 가서 자리를 잡고, 사람의 숫자대로 주문을 넣었다. 드디어 식사가 나온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전혀 00낙지가 아닌 것이다. 일단 그 내용이 아니었고 그 다음은 순서도 아니었고 맛도 아니었다. 간판은 분명히 원조 00낙지였는데 그 내용은 전혀 아니었다. 식사를 마친 목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래서 오래 가겠나"라고 말했다.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 교회는 어떠한가? 이 식당에 비유하자면 대한예수교장로회라는 말은 사실 원조라는 말이고, △△교회는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이니 00낙지라는 말과 같다. 그런데 그 속에 들어가도 과연 장로교의 전통이 있고, 교회의 거룩성이 있는가? 아니면 간판뿐이고 그 내용은 전혀 다른가?

여기서 교회의 위기와 부흥이 결정되는 것이다. 다시 찾는 것과 떠나가는 것이 결정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세 가지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첫째, 그 내용이 그리스도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식당에 들어가서 실망한 것은, 먼저 그 내용이었다. 전혀 00낙지의 기본 구성이 아니었다. 오늘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욕을 얻어먹는 이유도, 그 내용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교회는 신앙고백 위에 세워진 그리스도의 몸이다. 그러므로 매일같이 바른 신앙이 고백되어져야 하고,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일들을 감당해야 한다. 초대 예루살렘교회와 같이 말이다. 그리할 때 다시 찾는 교회가 되어진다.

둘째, 바른 순서, 바른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그 식당에 가서 기대한 것은 00낙지만의 먹는 법을 따라서 손수 만들어 먹는 그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그것이 없었다. 그 과정이 중간 중간 비었고, 과정을 즐길 수 있는 기회도 없이 임의대로 다 만들어져서 나왔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바른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인가? 어떤 결정도 반드시 말씀의 기준 위에서 되어져야 하고, 그 결과는 항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말씀의 기준보다는 상황의 기준과 사람의 기준이 앞서고, 그 결과도 사람들에게 돌려지면, 인본적 교회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사람들이 교회를 찾겠는가?

세 번째는 그 맛이다.
그 식당에서 세 번째로 실망한 것은 맛이 없었다는 것이다. 요즘 텔레비전에서는 먹방이 한창이라, 소개되는 식당마다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텔레비전에서 방영하고, 그 간판에 그 장면을 박아 넣어도, 맛이 없으면, 손님은 끊어지고 마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고, 교회가 교회답기 위해서는 거기서 그리스도의 맛이 나야 하는 것이다. 마태복음 5장13절에 보면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라고 말씀한다.

거룩한 교회가 거룩함의 맛을 내지 못하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그리스도의 맛을 내지 못하면 조롱을 당하고 무시를 당하게 되고, 사람이 찾지 않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초대 예루살렘교회는 교인에게는 그리스도인다운 맛이 났고, 교회는 교회다운 맛이 났다. 그 맛을 잃지 않았다. 그랬을 때 하나님께서는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고,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셨다.

오늘날 우리는 어떠한가? 혹시 그 원조 00낙지 식당같이 내용도 순서도 맛도 없는 그런 그리스도인, 그런 교회는 아닌가? 간판만 그리스도인, 간판만 교회인 것은 아닌가? 부디 그런 교회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그래서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고,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는' 그런 교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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