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빛을 찾아서

희망의 빛을 찾아서

[ 땅끝에서온편지 ] <6> 비전을 품은 아이들

김옥실 선교사
2016년 07월 12일(화) 16:57

어느날 한 학생이 "우리나라가 얼마만큼 가난하게 살고 있는지 알고 싶어요. 선교사님, 알려 주세요"라고 질문해 왔다. 가난과 무지와 굶주림과 척박한 모래땅에서 희망의 빛이라도 찾고 있는 것인가? 장래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이 아이는 꿈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그 아이가 이제 현실이 궁굼하고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한 것이다. 질문을 받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기분이었다.
 
마음을 진정하고 우리는 끝없이 궁굼한 세계를 향해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을 수없이 세어나갔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면 우리는 언젠가 꾼 꿈을 이룰 수 있을 거야. 기회가 된다면 네가 직접 밖에 나가서 보고 듣고 경험해보렴." 학생들은 꿈을 꾸기 시작했고 좀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하며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이유를 찾았고 드디어 기도하기 시작했다.
 
2004년 에벤에셀고등학교는 첫 번째로 52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졸업식 행사를 하지 않는 케냐에서 우리 고등학교는 졸업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졸업식 전날에는 주변 학교들이 참가한 뮤직페스티벌 경연대회로 작은 콘서트를 준비했다. 여건상 모든 학교들을 초청할 수 없어 택일하여 공문을 보냈는데 초대받지 않은 학교들이 왜 우리학교는 초청해주지 않느냐고 아우성이다. 이를 수습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참석이 결정된 학교들은 지정곡과 합창곡을 각각 준비해야 했다. 졸업식 전야제로 폭죽이 터지고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들은 젊은이들의 자존감과 축제 분위기를 한층 더해 주었다.
 
AIC 에벤에셀 아카데미는 글로벌수준으로 학생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고 성장해 나가기 위해 고민하며 전진해 나갔다. 2005년 5명의 졸업생들이 처음으로 한국에 있는 대학교에 유학을 가게 됐다. 사이몬, 카마마, 마크, 밴슨, 다이아나는 한국 땅을 밟게 된다. 강남대학교에 3명, 파라다이스복지재단의 장학금으로 단국대에 2명이 각각 입학했다. 디모데, 엘리아스, 제레미, 콜린, 스티븐(대학원)이 뒤를 이어 한국유학을 떠났다. 이들은 타문화권의 검은색 피부를 가진 흑인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차가운 태도를 경험한다. 기숙사 생활을 하며 허락된 기간 한국어를 배운 후, 정규수업에 들어갈 수 있기에 최선을 다해 공부를 해야만 한다.
 
졸업 후 그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사이몬은 본국인 수단으로 돌아가 현재 정유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밴슨, 카마마, 마크는 케냐로 돌아와 한국인 회사와 연계하여 맡은 바 직무를 담당하고 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LG에 갓 취직한 엘리아스는 안타깝게도 본국으로 돌아가기 직전 한국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은 큰 충격이었고 우리를 많이 슬프게 했다. 물론 그의 죽음으로 인해 한국의 NGO가 바링고 카바넷에 ICT센타를 세우는 초석이 되었고, 지역사회개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를 통한 하나님의 선교가 그 어떤 상황에도 후회함 없이 영원하기를 소망한다.

김옥실/총회 파송 케냐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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