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사태와 외국인

옥시 사태와 외국인

[ 경제이야기 ]

박병관 대표
2016년 06월 29일(수) 11:26

옥시의 전, 현직 외국인 임원들이 차례로 검찰에 소환되고 있다. 이들은 자사가 판매하는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중요한 결정들을 내렸던 사람들로, 독성 물질이 가습기 살균제에 함유된 것을 알고도 판매를 지시하거나 유해성 조작을 유도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당시 연구용역대금을 집행한 자금담당자와 살균제 판매를 주도한 마케팅 책임자도 모두 외국인 임원이었다. 각기 다른 국적과 문화권 출신인 이들은 왜 한국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지른 것일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기적인 존재다. 먼 곳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불확실한 사태보다는 지금 당장 내게 이익이 되는 행위를 더 중요시 여긴다. 물론 이기심이 인간 본성의 전부는 아니다. 인간 내면의 한편에서는 개인적 이익은 없더라도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자 하는 마음도 존재한다. 이기심과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을 움직이는 동력이다. 

글로벌 기업에서 해외로 직원을 파견할 때 임기는 보통 2~4년이며, 5년을 넘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임기를 마친 직원들은 대부분 본국으로 귀임해 그 이후 시간을 보내게 된다. 외국인 직원의 인생에서 파견 근무지에서 보내는 시간은 매우 짧으며, 이기적인 인간이라면 자연스럽게 현지 업무가 미치는 파장에 대해 근시안적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외국인 직원의 인간관계가 현지인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현실도 책임 회피에 대한 추가적인 원인을 제공한다. 파견지에서의 행동은 그 나라에 국한될 뿐, 외국인 직원의 본거지에서 지인들에게 비난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외국인 책임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본사에 보고되는 실적에 집중되고, 파견지에서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둔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문제는 옥시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계 기업의 책임자들도 근시안적인 책임의식에 빠지기 쉬운 구조에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여러 외국인 경영자들을 알지만, 가끔 이들이 자신의 고향에서는 하지 않았을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의아해한 경험이 있다. 외국으로 파견되는 한국인 책임자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해외의 법인을 자문하면서, 한국에서 파견된 임원들이 현지 조직에 해로운 행동을 하고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글로벌화하는 시대, 세계 각지로의 파견 근무가 일상화 되면서 그만큼 책임을 회피할 여지가 많아졌다. 크리스찬들은 눈 앞의 이기심만을 쫓는 인간이어서는 안 된다. 어느 곳에서 일하던 늘 하나님께서 지켜보고 계신다는 것을 기억하고 부단히 우리의 행동을 가다듬어야 한다. 창조시 인간에게 주신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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