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카타리나 폰 보라

(20) 카타리나 폰 보라

[ 김인주 목사의 이주의인물 ]

김인주 목사
2016년 06월 07일(화) 15:41

1525년 6월 13일 루터는 카타리나와 결혼했다. 루터의 나이는 42세, 신부는 26세였다. 그는 부인을 아꼈고 존중하였다. 그 전에 결혼하고 가정을 이룬 개혁자들, 목회자들은 여럿 있었다.

그렇지만 루터의 혼인은 화제가 되었다. 지금도 이 결혼식 날을 기억하고 축제를 벌이곤 한다. 천주교의 독신서원을 어긴 것이 잘못이라고 비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개혁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많은 사제들이 실제로 여인과 동거하고 자녀를 낳았는데 가벼운 벌금형으로 무마되곤 하였다.

에라스무스와 불링어도 사제의 아들이었다. 차라리 떳떳하게 결혼하는 것이 시민법의 측면에서도 낫다는 판단이었다.

이 부부는 3남 3녀를 두었다. 그 가운데 두 딸을 어린 시절 잃는 슬픔도 경험했다. 루터는 무뚝뚝한 남편이었지만 자녀들에게는 자상한 아버지였다.

결혼 초기 루터의 글을 보면 카타리나를 '나의 아내'라는 뜻의 라틴어 '도미나'라고 불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호칭은 '나의 주인'이라는 뜻을 가진 '도미누스'로 바뀌었다. 또한 부인의 이름이 카타리나였으므로 애칭으로 '캐티'라고 불렀다. 점차 '케테'로 변했는데, '사슬'이라는 뜻이다.

빈곤한 살림으로 어려운 시절에도 카타리나는 불평하지 않고 억척스럽게 모든 일을 감당하였다. 그의 집안에는 학생들이나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아서 항상 10~50명의 식객을 대접하여야 하였다. 식탁에서 루터는 대화를 주도하였는데, 이를 제자들이 기록하여서 '탁상담화'로 전해진다.

카타리나는 모범적인 사모의 삶을 보여주었다. 루터도 그를 '박사부인'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성회을 잘 안다고 칭찬한 일화도 전해진다. "갈라디아서를 케테만큼 좋아한다"는 루터의 말은 복음에 대한 열정과 아내에 대한 수순한 사랑을 동시에 드러낸 표현으로 자주 인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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