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는 자세가 필요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6년 06월 07일(화) 15:35

수년전에 고속도로나 차가 속도를 내는 길목에 스피드건 모형을 들고 서있는 경찰복장의 마네킹이 세워진 일이 있다. 이 구간을 지나는 차들은 속도를 줄이고 안전운전을 하게 됐으며, 교통 사고도 줄어들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를 기획한 담당자는 포상을 받을 정도의 칭찬을 받았다는 후문이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세워졌던 마네킹이 파송되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상한가를 치던 기획력은 결국 하한가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예산만 낭비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아니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인데 빈번하게 일어난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가 있다. 이미 일을 그르친 뒤에 손질을 하거나 뉘우쳐도 소용이 없음을 뜻하는 내용이다.

이 속담에 의하면 최소한 사건이 벌어진 후에 뒷수습이라도 하도록 되어 있다. 외양간이라도 고치는 일을 한다. 그런데 오늘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우리 사회까지 가기 전에 한국교회는 거울 앞에 비춰 볼 때 어떻게 보일까? 한국교회는 2000년대를 시작하기 전에 성도 1200만명을 자랑했다.

이를 두고 허수라고 지적할 때 가톨릭 숫자까지 합친 것이라고 변명을 하기도 했지만 어찌 되었건 한국교회는 1200만 시대를 이야기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 숫자를 말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2005년에 발표된 인구센서스에 의하면 800만명이 넘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스스로도 교세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는 통계를 내어 놓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의 위기를 말한다. 또 그 원인에 대한 분석도 한다. 기복주의 신앙, 양적 성장주의, 본이되지 못하는 이기적인 신앙생활, 목회자의 윤리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다양한 원인들을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교세 감소라는 결과와 원인에 대한 분석까지는 있으나, 이를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다시 우리 사회를 보자. 문제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다. 정치인이다. 현장을 방문하고 사진을 찍고 듣기 좋은 대안들을 내어놓고 자리를 뜬다. 여기까지가 전부이다. 그 이후는 이렇다할 해결책을 내어 놓지 못하고 있다.

유사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 또 다시를 이같은 행위를 반복할 뿐이다. 지난 19대 국회를 두고 최악의 국회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런데 누구 하나 "내 탓이요"라고 소리 치는 사람이 없다. '내 탓'을 이야기 하기는 커녕 원인과 결과에 대해 여당은 야당에, 야당은 여당에 떠넘기기를 반복한다.

오늘의 한국교회를 보면서 과연 누구하나, 진정성을 담아 "내 탓이요"라고 한 사람이 있는가?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바르지 못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나 때문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선거 관련 금품을 받은 사람은 있는데, 그 돈을 '내가 줬다'고 고백하는 사람은 없다. 선거에 표를 모아달라 돈을 건넸는데, '돈을 받았다'는 사람 또한 없다.

예수님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라고 목청 높여 말씀하셨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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