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누구 탓인가?

미세먼지, 누구 탓인가?

[ 경제이야기 ]

박병관 대표
2016년 06월 03일(금) 08:37

박병관 대표
독일국제경영원ㆍ가나안교회

우리나라의 공기질이 세계 최하위권이라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의 공동연구에서 한국의 공기질이 조사대상 180개국 중 173위로 평가됐다. 세부 조사항목 중 초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노출 정도에서 특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고 보니 조금만 야외 활동을 해도 목이 칼칼해지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발생진원지를 조사한 결과 30~50%는 중국에서 날아온 것이고, 50~70%는 국내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한다. 국립환경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수도권 미세먼지의 41%는 국내에서 운행 중인 경유차에서 유발되었다고 하니, 대기오염의 가장 큰 주범은 국내의 경유차인 셈이다. 

그렇다면, 공기질 악화의 원인이 경유차 운행자들의 부도덕함에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860만 대의 경유차가 운행되고 있다. 경유차는 휘발유차에 비해 경제적인 데다 가속력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이들이 모두 환경을 경시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개인의 입장에서 나 홀로 경유차를 운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공기질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뿐이다. 내가 타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860만대의 경유차가 운행된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사람들은 경제성뿐만 아니라 나름의 환경 기준까지 고려해 최대한 합리적인 판단 하에 경유차를 운행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의 도덕성에 호소하는 것으로는 공기질을 개선할 수 없다. 반대로, 깨끗한 공기를 위해 모든 사람이 경유차를 운행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하는 정책 또한 바람직하지 못하다.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구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기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선물로 주신 것이다. 공기를 사용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다만, 인간의 건강을 해칠 정도로 오염됐다는 것은 공기가 더는 무한정으로 공급되는 자유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경유 값을 올리고 경유차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금을 통해 경유차 이용자들이 대기 오염에 대해 보상하고, 자연스럽게 경유차 운행을 자제하도록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경유차를 동일시하기보다는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노후한 경유차를 식별하여, 선별적으로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하거나 폐차를 유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창조주께서 우리에게 살아갈 세상을 마련해 주셨지만, 이 세상에 있는 자원 모두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기환경에 대해서도 적절한 보상과 관리가 이루어질 때 우리는 깨끗한 공기를 호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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